“정상급 외교는 언제나 단판승부의 긴장감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흥분시킨다” 현직에 있을 때 특종의 귀재로 이름을 날렸던 미국의 저널리스트 제임스 레스턴이 던진 이 말은 정상외교의 묘미를 한마디로 표현하고 있다. 사실 국제사회의 외교관계는 뜻밖의 불규칙바운드가 잠복되어 있다. 때문에 외교는 어쩌면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롭게 극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원인이 없는 과정과 결과는 없다. 예컨대 가장 비도덕적인 대통령으로 혹평을 받았던 닉슨이지만 그의 외교 솜씨는 일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끈기와 합리적인 설득의 기술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즉 그것은 어디까지나 철두철미한 사전준비와 신념의 소산이라고 정치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어쨌든 국제외교의 본질은 허(虛)를 찌르고 실(實)을 꾀하는 허허실실(虛虛實實)이다.
최근 트럼프가 말하는 비핵화는 'CVID'로 요약된다. '완전하고(Complete), 검증 가능하며(Verifiable),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물리적 분해·해체(Dismantlement)를 뜻한 말이다. 최종 목표가 '완전한 핵 폐기'라는 트럼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를 두고 외교가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일괄 타결식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출시킨 메시지로 받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뜻밖의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정치공학적 측면만 보자. 임펙트 있는 외교협상 결과는 늘 노벨상 후보 1순위였다. 이런 호재는 국정운영이나 오는 중간선거에도 시너지 효과가 있다. 트럼프 입장에서 일석삼조 기대효과인 것이다. 김정은 입장에서도 체제보장, 경제문제 해결, 대내외적인 이미지 개선 등을 이룰 수 있다. 이런 양측의 정치적 노림수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국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전략이다. 그 연장선에서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반도 비핵화' 명기로 유추해 보면 이런 가정도 예측할 수 있다. 미북정상회담에서 트럼프가 제시한 'CVID' 를 김정은이 수용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트럼프는 오키나와 주둔 미군을 의식해 '단계적 철수' 로 상호 이해관계의 야합에 따른 절충·합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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