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4.23 13:54 | 수정 : 2018.04.23 15:15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野)3당이 23일 드루킹 여론조작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경찰 수사가 끝나기 전 특검 수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국회는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에 의석수만 봤을 때는 야권연대로 특검법안 처리가 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에 여야 합의 없이 특검법 등 주요 법안이 통과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당 등 야3당은 이날 드루킹 사건 관련 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 야3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특검·개헌·4월 국회 대책 등을 위한 공동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표·원내대표 명의의 공동입장문을 통해 “야3당은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의 진상규명, 분권과 협치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진정한 개헌, 산적한 국회 현안 해결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결의했다”며 “이번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이 상식과 정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야3당은 현재 경찰과 검찰이 제대로 된 진실 규명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야3당은 공동으로 특검법안을 발의하고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현재 국회 의석 수를 보면 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한 한국당 116석, 바른미래당 30석, 민주평화당 14석으로 합치면 총 160석이다. 여기에 이들과 뜻을 함께 할 것으로 추정되는 야권 성향 비교섭단체 및 무소속 의원이 4명(대한애국당 조원진, 무소속 이정현·손금주·이용호 의원)이다. 반면 민주당은 121석이고, 여기에 친여(親與)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의당(6명), 민중당(1명), 무소속 1명(정세균 의장)이 있다. 특검법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까지 진행되면, 현재 재적 의원(293명) 전부가 표결에 참여한다고 봤을 때 찬성표가 164표, 반대표가 129표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동 발의하기로 한 야3당 소속 의원들만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전부 찬성표를 던진다면, 찬성표가 160표로 국회 재적 의원의 과반(147석)을 넘기 때문에 특검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여당이 찬성해주지 않으면 소관상임위인 법제사법위도 통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 소속 권성동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법사위의 경우 주요 법안을 여야 합의 없이 통과시키거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본회의로 보낸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만약의 경우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부의되더라도 민주당 출신인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되지 않은 안건이란 이유로 상정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어떤 특검법도 여야 합의 없이 국회를 통과할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이) 특검 수용 문제와 관련해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는데, 지도부 의견은 경찰이 이미 조
사를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 수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보고 미진하면 특검을 수용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드루킹 사건에 대해 야3당이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한 거에 대해서 크게 유감”이라며 “저희는 드루킹 사건을 대선불복과 연결시켜선 안 된다고 보고, 전혀 관계 없는 사건을 몰아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