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운동을 하느라 시골길을 가노라면 개울가에 벌써 캠핑을 나온 젊은 가족이 눈에 띈다. 아직도 일교차가 심할 만큼 밤에는 아주 추운편인데도 저렇게 나온 것을 보니 캠핑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가족인 것 같다.
캠핑을 하는 가족을 보니 옛일이 생각난다.
우리 세대는 어렸을 때, 캠핑을 비롯하여 무전여행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다니는 편이었다.
방학이 되면 학비를 벌기위해 노동판을 찾을 수밖에 없었던 나도 캠핑을 다녔던 기억이 없지 않으니 우리 시대 학생들이 캠핑을 즐겼던 건 분명한 것 같다.
글쎄, 우리 때에는 중학교부터 입시가 있어서인지 공부 잘하는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은 학교공부에서 예습복습만 철저히 하면 대학입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 같은 학생도 가세가 기울어 고학을 하기 전이었던 중학교 때에는 스케이트와 탁구에 열을 올렸었고 검도수련을 할 만큼 누구나 특기 하나씩은 지니고 있었다. 말하자면 전인교육이 가능했던 시대라고 할까. 혹은 우리 시대가 지금 아이들처럼 치열한 대학입시 경쟁이 없었기에 행복했다고 할까.
나이 들어 결혼하고 아이들도 생겼을 때, 여름휴가를 얻으면 단골로 간 곳이 백리포였다. 만리포에서 북쪽으로 가다보면 천리포가 나오고 천리포에서 더 북 쪽으로 가면 백리포가 나온다.
굳이 백리포를 선택한 이유는 당시만 하여도 관광지로 개발이 되지 않아 복잡하지 않았고 여관이나 콘도 따위가 없어서 캠핑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 지역에 가든 모처럼의 휴가를 팬션이나 콘도 같은 곳에서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청소년 시절의 추억이 새로워서인지 역시 휴가 하면, 캠핑이라는 것이다.
학창시절부터 캠핑에 익숙해서인지 군대생활을 하면서도 야외훈련이 두렵지 않았고 캠핑하면서 익힌 밥 익히는 실력으로 베트남 시절, 우리 분대 밥은 내가 담당했었다.
“캠핑은 스스로 텐트바닥을 고르고 산골 샘물을 길어 밥해야 맛이지, 사람 바글바글하는 오토캠핑장 같은 대서 무슨 재미로 해?”
내가 내뱉는 불평에 친구가 비웃는다.
“요즘 세상이 우리 어렸을 때 같은 줄 알아? 네 녀석이 하고 싶다는 그런 식의 캠핑을 하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수가 있어. 옛날 사람 심성으로 요즘 사람 판단하면 안 돼. 치안도 예전처럼 좋은 건 아니고.”
“그래도 우리나라 치안이 미국보다 훨씬 좋다는데?”
“보편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하지만 외딴 곳에서 캠핑하다가 봉변당할 수 있을 만큼 사람들의 심성이 험해진 건 사실이야.”
친구 판단이 옳은지는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충분했던 젊었던 시절과는 달리 이제는 몸이 늙어 힘을 잃었으니 예전 같은 캠핑은 할 수 없겠구나 싶어져서 쓸쓸해진다. 만에 하나라도 외딴 곳에서 캠핑을 하다가 불량배라도 만난다면 법보다 주먹이 빠른 세상이니 참으로 난감하지 않겠는가.
여하간 세월은 점차 재미없어지는 것 같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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