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으로 보면 다혈질의 성품을 지닌 사람이 있고, 차분한 사람이 있고, 냉철한 사람 등등이 있다.
그런데 성품이란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보다. 민족에게도 소위 민족성이라 하여 공통된 성품이 있게 마련이다.
그 민족성이라는 것이 유전적인 영향일까. 아니면 문화적인 영향일까. 혹은 살아온 지역의 자연환경 때문? 또는 이 모든 여건들이 복합되어 나타나는 현상?
글쎄, 본격적으로 연구해본 바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더 넓게 분류한다면 동양인과 서양인이 다르고 유럽인과 아메리카 대륙인들이 다르며 남미와 북미인들이 다르다.
우리나라에도 지역마다 성품이 다르다는 분석이 있었다.
오영수 씨가 특질고라는 글을 써서 지역색을 구분했는데 그 바람에 특정지역 사람들에게 매우 고난을 당했던 것으로 기억되지만, 어쨌든 평안도 사람들은 외유내강하고 함경도 사람들은 다혈질이면서 경망스럽고 경기도 사람은 어떻다는 등 함경도가 고향인 내 입장에서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특징이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특질고가 발표된 후 이북출신 향우회 같은 곳에 나가면 감정 없이 농담조로 하는 말이라도 평안도 출신들이 함경도를 비하하는 소리를 들을 때 순간적으로나마 기분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여전한 걸 보면 지역감정이라는 게 이래서 생기는가보다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예컨대 함경도 사람이 모두 다혈질이고 경망스러운 건 아닐 게다. 함경도 사람 중에서도 차분하고 이성적인 사람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고 반면 평안도에서도 다혈질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오래된 기억인데, 언젠가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는 기사를 읽었다.
브라질 아마추어 축구 경기에서 주심이 항의하던 선수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남미사람들이 다혈질이고 정열적이라는 말은 여러 번 들었지만 축구경기 중에, 그것도 아마추어 경기에서 심판과 선수가 싸우다 못해 살인까지 저질렀다니 어찌 황당하다 아니하겠는가.
하긴, 축구경기장에서 관중끼리 패싸움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기는 하지만 심판에 불복하던 선수가 주심을 때려 싸움이 시작됐었기로 살인이라니 지구촌이라는 곳에는 기상천외한 일이 많이도 벌어지는 모양이다.
글쎄, 싸움이 일어난 경위를 소상하게 아는 것도 아니니 누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어쩌다가 돈 만원 때문에 살인이 일어나기도 한다하니 이 또한 남미기에 이처럼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구나, 싸잡아 생각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나에게도 함경도 기질이 숨어있는지 한 번 결심한 일은 끝장을 보는 일이 종종 있다.
이를 두고 ‘피는 못 속여.’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평소에는 그런대로 차분한 편이니 다혈질의 성품이 꼭 유전적이거나 지역적인 요인 때문에 나타나는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나 역시 가끔은 무슨 일이 벌어졌을 때, ‘어느 지역 사람이라 그래.’라고 손쉽게 정의해버리는 경우가 없지 않다. 이거 내가 스스로 생각해봐도 아주 무식하고 모자란 태도다. 그야말로 '브라질 사람들은 다 다혈질이야.' 라고 정의해 버린 거나 다름없지 않은가.
뭐, 내가 함경도 사람이라 의식적으로라도 지역 색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으려고 노력은 한다지만 앞으로도 혹시라도 이처럼 지역으로 사람 평가하는 어리석고 무책임한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겠다고 자각해 본다.
그런데 내가 갑자기 이런 기억을 떠올린 이유가 있다.
박근혜의 형량을 보면서 검찰이나 판사나 상대를 카로 찌른 자와 다름없다는 생각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방금 전 도태우 변호사의 한탄을 펌해왔지만 정말이지 판사나 검찰이나 죽창을 들고 사정없이 찔러대는 인민재판이 아닌가 싶어서 하는 말이다.
글쎄, 문재인이 집권한 이후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둔 민주당의 종북적인 개성이 자주 눈에 뜨여서 지역 색으로 판단하지 않아야겠다는 자각을 하게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