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조속한 만남을 희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5월 중 만나기 바란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각)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중재외교로 미·북 정상회담이 최초로 열리게 된 데 대해, 인민재판으로 문재인을 권좌에 올린 촛불족들이 그야말로 흥분일색이다.
나 역시 문재인이 호언장담하듯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이 땅에 전운을 몰아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우리나라를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은 아닌지 거정이 태산이다.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한다? 과연 한국 정부가 배제되는 ‘코리안 패싱’이 나올 가능성은 없는가?
왜 갑자기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이토록 급속도로 전개되는가. 과연 북한에서 한국 관리들을 통해 미국에 무엇을 제시했기에 트럼프가 미북정상회담을 수락한 것일까.
나는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트럼프가 김정은과 회담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에는 분명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기에 그리했을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이 자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수용할 만큼의, 우리 국민들에게 숨긴 뭔가가 있다는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대화에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김정은이 트럼프의 조건에 맞는 뭔가를 주었다는 것일까?
트럼프가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비핵화를 약속하고 필수적인 비핵화검증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제시했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회담을 열고서도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할 것이다. 그러니 북측에서 한국의 관리들을 통해 핵 폐기에 대한 확실한 언질을 주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이 원하는 대로 미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미국과 북한이 가까워졌다고 하자.
만일 북한에서 주한미군의 철수를 핵 폐기조건으로 내세운다면? 한반도의 문제를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 북한의 협의에 의해 결정하게 된다면? 문재인은 과연 이들이 코리아 패싱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더구나 한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문재인과의 약속을 어기고 트럼프를 욕보인다면? 지금의 북한 실정에서 그럴 리는 없겠지만 지금까지 거짓말로 일관해온 북한의 습성을 감안하면 조심스러워지는 건 어절 수 없지 않은가.
문제는 도처에 깔려있다. 바로 어제까지도 철천지원수를 다루듯 북한에 제재를 가하던 트럼프가 대체 김정은이 무엇을 주겠다고 했기에 5월 안에 만나겠다고 말한 것일까.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여론이 좋지 못하기에 북한문제에서라도 성과를 얻어 여론의 반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일까.
하지만 나로서는 트럼프도 뭔가에 쫓겨 판단이 흐려진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북한에 있는 핵을 그냥 둔 상태에서 양국 정상이 먼저 만난다? 양국 정상이 만나고도 북한이 유야무야 핵 폐기를 미룬다면 자칫 트럼프가 북한의 핵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내 눈에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하여 미북정상회담 역시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뭔가 문재인이 김정은에게 크게 속고 있으며 트럼프가지 사기극에 끌어들이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는 것이다.
진정 문재인의 속셈이 무엇인지 나로서는 아예 짐작조차 못하겠다.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는 제네바 합의나 9.19 공동성명처럼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결국 지켜진 적이 없음을 문재인은 모른단 말인가..
국민의 안위를 책임져야할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어찌 김정은 같은 자를 신뢰할 수 있는지 불가사의라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