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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김영남→김여정… '더 센 카드' 차례로 꺼내 평창 휘젓기
작성자: 과객 조회: 3379 등록일: 2018-02-08

현송월→김영남→김여정…

'더 센 카드' 차례로 꺼내 평창 휘젓기

입력 : 2018.02.08 03:07 | 수정 : 2018.02.08 07:33

[김여정 방남]
北, 김氏혈통 방남쇼… "평창 주인공 되려 긴 시간 치밀한 작전"

김여정, 김정은의 대리인 역할
靑 "文대통령 접견 놓고 협의 중", 與선 "남북정상회담 이어질수도"
北, 제재 완화·한미 흔들기 목적… 김여정 파견 '청구서' 내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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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한국에 보내기로 한 것은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 제재를 무력화하고 대북 정책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증폭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또 현송월(삼지연관현악단 단장)→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김여정의 순서로 방남(訪南) 인사의 격(格)을 단계적으로 높임으로써 남북 관계를 자신들이 주도하고 있음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7일 "북한이 한·미 이간, 제재 이완, 평창올림픽 주인 노릇을 목표로 치밀하게 '평창 참가 카드'를 준비한 느낌"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평창올림픽 개막식 등에 참석하며 북 대표단장인 김영남과 함께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소식통은 "김영남은 사실상 '김씨 왕조의 적통 공주'인 김여정 수행원 역할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김여정은 과거 김정은 참석 행사에서 꽃다발을 챙기는 수준의 업무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김정은을 보좌하기 시작했다"며 "방한 기간 김정은의 아바타·대리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그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작년 12월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 축하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함께 공연장 건물 계단을 오르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그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작년 12월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 축하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함께 공연장 건물 계단을 오르고 있다. /조선중앙TV

청와대와 여권은 김여정 방한 소식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여정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노동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김여정 면담이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말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김여정 접견 가능성과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어떤 형식으로 어떤 내용을 갖고 만날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 대표단에 남북 관계 실무를 담당하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포함된 건 고위급 면담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며 "대통령의 김여정 일행 접견에 대비해 발신할 메시지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김여정이 문 대통령과 면담하더라도 북핵 문제에 관한 김정은의 친서나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은 작다. 김정은은 오히려 세간의 관심을 김여정에게 집중시키면서 비핵화 등 본질적 이슈에 관한 관심을 분산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이 평창올림픽 메시지를 '납치'(hijack)하려 한다는 미국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평창이 김정은의 체제 선전장으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했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해 각종 제재·원칙에 예외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김여정의 방한으로 양측의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고 했다. 대북 제재를 더욱 흔들고, 한·미 관계를 이간한다는 게 김여정을 평창에 보내는 김정은의 진짜 의도란 것이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남북 간 땅길, 바닷길, 하늘길에 이어 사람길까지 뚫음으로써 문재인 정부에 '한·미 동맹과 우리민족끼리 중 하나를 택일하라'는 압박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문재인 정부로부터 김여정 파견의 대가를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 탈북자 A씨는 "김여정은 김정은을 제외하면 북한이 외부에 내세울 가장 비싼 카드"라며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과 함께 '민족적 대사(大事)'로 지목한 공화국 창건 70주년(9월 9일)을 계기로 대남 청구서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9·9절 직전 열리는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의 중단 또는 무기 연기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여정에 상응하는 인사를 9·9절 축하 사절로 파견하라고 요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외교가에선 "김정은이 여동생을 보내는 것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장녀 이 방카가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오는 것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통일부도 김여정의 방한에 대해 "다른 외국 정상의 가족이 축하 사절단으로 파견되는 사례도 함께 감안한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김여정 카드로 이방카와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웜비어의 부친을 한국에 보내 북한의 실상을 부각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맞불을 놓았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08/20180208002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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