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광복절을 기념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웠었다. 광복절뿐만 아니라 매사에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서 선생님들에게 혼도 많이 났었는데, 그나마 중학교부터는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판단기준이 무엇인지 알아차려서 내 시각은 숨겨두고 선생님 시각대로 대답하여 혼나는 일을 줄이기도 했었다.
광복절을 기념하는 일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광복절이야말로 국치일이나 다름없이 부끄러운 날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우리에게도 독립투사들도 있었고 만주에 독립군도 있었다고 배웠지만 정작 일본으로부터 독립하는데 그다지 기여한 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기에 광복절이 부끄럽다고 생각했던가보다.
사실, 이런 나의 생각에도 문제는 있다.
이리 생각하게 된 원인이 2차 대전 당시 프랑스를 비롯하여 노르웨이 등, 나치독일에 점령됐던 국가의 젊은이들이 영국으로 건너가 자국 군대를 편성하여 연합군의 일원으로 싸웠지만 우리 독립군이 연합군에 편성됐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는데, 꼭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전했어야만 스스로 독립한 것이라는 내 인식에도 문제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독립을 얻었으면 마땅히 민족 모두가 힘을 합쳐 나라를 세웠어야 하는데, 결국 분단시키고 말았으며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치렀으니 광복절이 기쁜 날 만은 아니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그런 내 인식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여전히 한국과 일본, 양국 국민들에게 지나치게 큰 반일감정과 반한감정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는 반일감정은 그런대로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유라도 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힘 있는 나라가 힘없는 나라를 식민지화 하는 추세였기에 힘없는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하는 어느 전문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설혹 그렇더라도 침략을 당한 나라 국민으로서 감정이 없을 수는 없다.
문제는 2차 대전을 일으킨 독일에서도 침략을 당했던 국가에게 진솔하게 사과하는데, 일본은 섬나라 근성 때문인지 사과는커녕 우리 독도까지 침을 흘리니 반일감정이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국민들이 반한감정을 가지는 건 왜일까.
뭐, 해코지 당한 사람은 쉽게 잊지 못해도 해코지 한 자는 쉽게 잊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한국인들이 반일감정을 가지는 원인을 이해하기보다 식민지 지역의 2등 국민으로 쓰레기(?) 취급을 받던 조센진들이 건방지게 반일감정을 가져? 라는 우월감에서 가지는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도 반일감정보다는 극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생겼듯이 일본 국민들이라고 모두가 반한감정을 지닌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일본 패전일에 도쿄 중심가 지요다(千代田)구에 위치한 야스쿠니(靖國) 신사 주변에는 일본 우익세력이 뿜어내는 '광기'(狂氣)가 넘쳐날 만큼 지나쳤다는 보도가 있었었다.
신사 내부에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근대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을 추모하려는 참배객들이 줄을 이었다는데 밖에서는 단체로 몰려온 우익들이 곳곳에 포진한 채 군국주의 영광의 재연을 부르짖었다는 것이다.
"한국인을 죽이자."
밖에서 지랄하던 우익들이 외쳤다는 구호다. 어쩌면 저리도 뻔뻔스러울 수 있을까 싶은 일본 우익들의 작태다.
왜 그럴까.
일부 우익들의 모자란 사고능력을 놓고 모든 일본인들을 같이 취급해서는 안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에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훌륭한 국민성을 지닌 사람들이 어찌해서 모이기만 하면 이처럼 개보다 못해지는지 알 수 없는 일본이다.
그래서인지 이처럼 일방적인 일본을 보노라면 어쩌면 북한과 그리도 같을까 싶기도 하다.
한국에서 일방적인 것으로 치자면 종북 빨갱이들만한 인간들이 없고 국제적으로는 북한만한 나라가 없으니 그런 자들을 경멸하고 싫어하는 나는 여전히 그자들과 생각이 달라서 미움 받을 것이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