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변화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세상사라지만 우리 인간들의 가치관이 요즘처럼 물질우선주의로 바뀌는 것은 어쩐지 발전이 아니라 퇴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내가 46년생이니까 우리 세대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물질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시대는 아니었다고 기억한다. 비록 가난하더라도 선생님과 학자가 존경받았었고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공무원을 신뢰했었다. 국가정책 역시 지금처럼 불신 당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서 하는 일이라면 일단 믿고 따르는 풍토였던 것이 분명하다.
이건 1-200년 전 이야기가 아니라 고작 6-70년 전 얘기다.
지금은 어떤가.
모든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는 시대라면 과민반응일까.
국가적으로는 대통령은 물론이요, 정치인, 공직자, 기업가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존경심은 고사하고 조그마한 신뢰감조차 남아있지 않다고 느껴지는 세상이다.
국민의 공복이라는 공무원들은 사명감은 어딘가에 팽개치고 노동조합을 결성했는가 하면 학교 선생님들조차 스승이 아니라 교사로 전락했고 급기야 교사 스스로 노동자로 격하시키면서 전교조라는 노동단체를 결성한다.
기업의 노동조합마다 제 이웃이야 굶어죽든 말든, 회사경영이야 어찌되든, 나라경제가 어렵든 말든 한 푼이라도 더 받자고 국민들의 눈총은 아랑곳없이 쟁의 벌이길 마다하지 않는다.
아무리 치사하고 더럽게 돈을 벌었더라도 부자가 되면 존경까지 받는가 하면 경제만 살린다면 아무리 더러운 루머가 있어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이건 뭔가 잘못 가는 것이 아닐까.
물론 돈이 많으면 없는 것보다 편리하다. 돈이 많은 사람이 나쁘다는 뜻은 더더구나 아니다.
다만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들까지 으스댈 수 있는 사회풍토가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날이 갈수록 이렇게 품격이 떨어지는 원인이 무엇일까.
혹시라도 책을 읽지 않는 요즘 세태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6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우리 세대는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한국문학전집과 세계문학전집 정도는 당연히 읽었었다. 고등학생이 되면 실존주의 철학서적 한두 권 읽지 않고는 친구들과 대화를 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 시대에도 운동부 선수들이 있었고 예술분야 특별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있었지만 학교나 시립도서관을 통해 누구나 책을 가까이 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과는 달라서 당시 학생들은 책이 아니면 즐길만한 오락이 없었기에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텔레비전도 없었던 시절이니까.
요즘 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책보다는 컴퓨터 게임을 더 선호하는 듯하다. 우수하다는 학생일수록 문학서적보다는 참고서에 매달리게 마련이고 감동을 얻기보다는 실용적인 지식을 습득하는데 시간을 더 배분하는 것으로 보인다.
책보다 영상에 더 친숙하다고 해서 옳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상물에는 한계가 있다. 책과는 달리 영상산업(映像産業의 특성으로 보아 엄청난 제작비가 소요될 수밖에 없다.
제작비가 크면 클수록 그 제작비를 회수하기 위해 대중적인 흥미위주로 흐르는 것이 당연하다.
영상물에도 수준 높은 예술이 있지만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깊이와 비교하기 어려운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젊은이들에게 다시 독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초등학교 시험부터 객관식에서 주관식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주관식 답안을 쓸 수 있는 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독서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역시 학력고사 따위를 폐지하고 대학별로 자율성을 되돌려줌으로써 주관식 입시로 변화한다면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부의 교육 및 문화관련 부서에서는 초등학교부터 고교생에 이르기까지 정부차원의 문학서적 감상문 백일장을 수시로 열어 독서에 관한 관심을 제고하는 정책을 고려할 수도 있지 않을까. 백일장에서의 수상경력을 어떤 방식으로든 대입내신에 반영한다면 효과가 클지도 모른다.
혹자가 보기에는 치졸한 방안일지도 모르지만 생각을 해보자는 얘기다.
강제로 책을 읽는 풍토를 만들 수 있겠느냐는 반대의견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강제로 읽던 책에서나마 감동을 얻는 경우가 많아진다면 스스로 독서량을 늘려나갈 것이라 믿고 싶은 마음이다.
갈수록 물질이 앞서는 사회풍토가 독서부족에서 온다는 나의 생각이 꼭 옳은 진단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 소설, 수필 등을 읽는 과정에서 간접경험(間接經驗)이 일어나고 그 감동으로 인하여 폭넓고 깊이 있는 인생관이 형성될 것이라는 가정(假定)에는 별 무리가 없으리라 믿는다.
언젠가 들은 얘기다. 모 대통령이 정치적 불만을 무마하려고 프로야구를 만들었다고.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정부의 정신관련 정책이 우민화(愚民化)로 흐르는 것이나 아닌지 우려하는 마음 한구석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나는 요즘 세대가 책을 멀리한 것이 빨갱이가 득세하는 원인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소음이 심해서 환풍기를 장식품으로 쓰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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