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나라의 급속한 경제발전이 국민들의 인간성을 망쳤으리라 생각한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경제와 사회철학을 함께 발전시키기 위해 문화공보부(지금의 문화관광체육부) 산하에 문예진흥원과 영화진흥공사를 설립하고 우리의 풍속과 전통예술을 비롯하여 순수예술, 문학 등 정신적인 국민수준을 경제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경제가 발전함과 동시에 책을 멀리하기 시작했고 프로야구니 대중가요 따위에만 심취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국민성이 이기적으로 천박해지기 시작했다.
책을 멀리함은 깊이 있는 사고력의 퇴보를 불러오고 인간의 감성을 수준 높게 이끌어주는 클래식 음악을 멀리하고 화음이 단순하고 말초적인 감성에 치중하는 대중가요에 심취하는 것은 쉽게 흥분하고 쉽게 휩쓸리는 가벼운 성품을 만들어낸다.
정부의 수준 높은 문화예술 발전 노력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쾌락에 빠져든 국민들의 정신적인 타락으로 무산되고 만 셈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수준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정신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하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사업이나 장사를 하면 자신보다 소비자들을 존중하게 된다. 자신이 제조해낸 물품을 소비자들이 구입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똑똑한 사업가라도 망할 수밖에 없다.
유통사업을 하는 상인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파는 상품을 구입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어찌 밥인들 먹겠는가.
그러나 책을 멀리하거나 자기반성을 않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 덕분에 자신이 명예를 얻고 돈을 벌며 더불어 살아감을 모른다. 그처럼 천박한 자들은 쌀을 먹든, 고기를 먹든, 생선을 먹든, 옷을 입든, 자가용을 굴리든, 자신에게 필요한 물품이나 식량을 생산하는 사람들의 수고가 있음을 모른다는 것이다.
왜?
책을 멀리하였기에 남의 도움이 있었음을 모르고 자기가 잘나서 이루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무원 역시 마찬가지다.
책을 멀리했던 공무원은 자신을 권력자라고 생각하고 책을 가까이 하는 공무원은 자신이 국민의 공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이기적으로 변모되었는지 알려주는 기사가 있었다.
강서구 특수학교 신설 토론회에서 '반대' 주민 앞에 장애인 엄마가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장면이 보도되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15년간 서울에서는 공립 특수학교를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한 곳도 신설하지 못했는데, 서초구, 중랑구서도 주민들의 반대는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었던 장애자를 둔 어머니의 말이 이렇다.
“시간은 흐르는데 토론회는 조금도 진전이 없었어요. 간절한 마음을 최대한 사정해 보고 싶었어요. 저희가 뭘 잘못한 것은 아니지만, 간절함만 전할 수 있다면 뭐든 하고 싶었어요. 그때 '무릎이라도 꿇자' 생각했어요."
그 어머니는 지난 5일 서울 강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 토론회’에서 지역주민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학교를 지을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한 것인데, 그 어머니를 따라 다른 장애아 어머니가 같이 무릎을 꿇자 “쇼하지 마라”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등등 야유가 나왔다니 자신들에게 장애아 자식이 없으니 그들의 심정 따위는 알아볼 필요도 없다는 것일까.
"저희에게 욕을 하면 욕을 듣고, 저희를 때리면 맞을 수 있어요. 저도, 다른 엄마도 사전에 짠 게 아니에요. 나중에 물어보니 제가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옆에 있어줘야겠다는 마음이 드셨대요. 저라도 그랬을 거예요."
장애아를 둔 어머니가 무릎을 끓은 영상을 접한 장애인 가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영상을 처음 봤을 때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어요. 이게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일인가 싶어서요. 그렇지만 우리 엄마들 모두 지역주민의 미움을 사는 것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요. 학교가 생기면 우리 애들이 여기를 다녀야 하잖아요. 학교가 지역 주민들의 미움을 사면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내내 눈총을 받게 되잖아요."
이날 무릎을 꿇은 엄마 중 다수는 자녀가 이미 고학년이어서 나중에 학교가 생겨도 이곳에 자녀를 보낼 처지가 아니었다.
이런 행동에 대해 이씨는 "학교가 생기면 아이를 보낼 엄마들 마음을 생각해 무릎까지 꿇고 주민들에게 호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7월 취임 3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말한 내용이 이렇다.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장애인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난관을 거치더라도 책무를 다하겠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이들은 왜 특수학교 신설을 그리도 반대하는 것일까.
“강서구는 허준 거리, 허준 박물관이 있는 곳. 효율성을 살려 국립한방병원을 지어 달라.”
그렇다면 한방병원이 지어지면 특수학교 신설을 할 수 없는가.
아니다.
이들이 특수학교 신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동네 이미지 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애인 특수학교가 있는 지역은 왜 이미지가 나빠질까. 장애아들이 동네주민들에게 행패라도 부린다는 걸까?
아니다.
정신지체 장애아들의 대부분은 폭력성이 없다. 따라서 주민들에게 손해되는 일을 할 리 없다.
언젠가 북한의 평양에는 장애인이 살 수 없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곧 북한에서는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는 뜻일 게다.
그렇다면 장애인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우리 국민들 역시 장애인을 천대하는 것일까. 그야말로 이기심에 함몰되어 왜 장애인을 돌봐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야만인들이 되고 말았다는 걸까.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리도 없지만 이건 참으로 야만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의 정신수준이 그래서 빨갱이들이 설치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는 것인지 참으로 답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