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이른 지금도 옛 어른들의 가르침이 옳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특히 경거망동輕擧妄動을 경계하고 인격수양人格修養을 위한 고행을 권한다는 점에서 더욱 공감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정당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은 즐거움은 즐거움이 아니라 자신을 망치는 독으로 작용함은 우리 개개인의 경험과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다.
가장 손쉽게 예를 들 수 있는 것이 마약일 것이다.
가끔 마약 문제가 뉴스에 오르내리지만 마약이야말로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자신의 인성과 생명을 내던지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진해해군병원에 부상치료를 받고 있을 때, 어쩌다가 모르핀에 중독된 전우를 보았었다.
처음에는 왜 마약인 모르핀에 중독되는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부산 3육군병원으로 의족을 맞추러 가다가 앰뷸런스가 전복되는 사고로 다시 다리가 골절됐을 때 모르핀 2cc를 주사한 후 그 황홀경에 정신을 놓은 경험을 하고는 ‘이래서 마약중독자가 생기는구나.’ 싶었었다.
수술 후 모르핀을 투여하면 고통만 감소될 뿐이지만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 모르핀을 맞으면 황홀경에 빠지더라는 것이다.
워낙 가난했던 집안형편 덕분에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없음을 충분히 경험했던 나는 수술을 받고서도 모르핀을 거부했었다. 즐겁고 황홀한 쾌감의 유혹을 정신력으로 물리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편중독자들 대부분은 정신력이 그만큼 약할 것이라고 짐작한다.
알코올중독도 마찬가지다.
종국에 가서는 가족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폭력적으로 변하기에 가족 모두가 알코올중독자 한 명 때문에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야 한다. 이 역시 금단현상이 장난이 아니다.
말했듯이 마약이나 알코올 모두 정신력이 약한 사람들이 그 유혹에 잘 넘어가게 마련이다.
스스로 인격을 도야하고 수양을 열심히 하여 마음이 평화로움으로서 얻어지는 행복감과는 달리 자신의 노력 없이 공짜로 얻어지는 마약이나 술이 주는 쾌락은 자신의 정신과 육신, 영혼을 파괴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중독성은 어느 음식에나 다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음식에 대한 탐닉은 ‘마약’, ‘알코올’, ‘도박’ 등의 중독과 다르지 않다고 정의한다.
우연히 읽은 어느 기사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다.
‘네이처 뉴로 사이언스’에 게재된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 폴 케니 박사 연구에 따르면, 쥐를 두 집단 A, B로 나누어 A 그룹에게는 건강식, B 그룹에는 베이컨, 치즈 케이크, 소시지 등 고열량식사를 주었는데, 두 그룹 모두 체중이 늘게 되면 전기충격을 가했다고 한다.
그 결과 A그룹은 식사량 조절도 잘 하고, 체중도 늘지 않았는데 B그룹은 전기충격을 맞으면서도 고열량 식사를 지속적으로 해서 체중이 계속 늘었다고 한다.
즉, 한번 고 칼로리 음식에 맛이 들게 되면 전기 충격의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자신의 식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으로 일종의 '중독 현상'으로 설명된다는 것이다.
비만해진 쥐에게 고 칼로리 음식을 끊고 건강식을 주자 2주 동안이나 식사를 하지 않았다던가.
결국 높은 칼로리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한 쥐의 뇌에서는 ‘도파민’ 수용체가 줄어들었는데 이는 ‘코카인’등의 마약 중독 환자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한다. 고칼로리 음식은 마약처럼 ‘중독’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정크 푸드나 고열량 음식에 중독되면 자신의 체형과 체중이 망가지는 것을 알면서도, 이성적으로는 ‘안 되는데…….’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먹게 된다던가.
마약이나 술, 음식으로 인한 중독성은 생물학적 의미에서의 폐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신적인 중독도 있다고 한다.
말하자면 자신의 정신을 갈고 닦지 않은 사람들에게 남는 것이 욕심과 본능뿐이라던가. 욕심과 본능에 의해 행하는 일은 당장은 쉽고 재미있고 쾌락을 느낄 수 있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결국 인성파괴에까지 이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바른 정신을 유지하고 인격을 도야하는 일은 힘겹고 지겨울 수도 있지만 작으나마 깨우침을 얻기 시작하는 단계에 이르면 술, 담배, 미식 따위에서 얻을 수 없는 진정한 평안과 행복을 얻게 된다던가. 아마도 도가 깊은 선승이나 도사님들일수록 미식에 관심 없는 것도 인격도야를 통해 얻어지는 기쁨이 그것들보다 훨씬 큼을 말해주는 것일 수 있을 것이다.
워낙 젊어서 읽었던 책에서 얻은 이야기를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기에 저자와 제목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당장의 쾌락보다 처음 시작이 힘들더라도 자신을 갈고 닦는 길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이런 전제하에 요즘 우리 정치를 보면 정치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인격을 갈고 닦는 대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대책 없이 내뱉던 말씀들이 그렇고, 국민의 뜻은 눈에 보이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 대통령을 탄핵하는 등, 당을 침몰시키기에 이른 김무성, 유승민을 비롯한 새누리당의 친박이라 일컫는 의원들이 그렇고, 국회에서 널뛰기 하는 빨갱이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그렇다.
대통령 불법탄핵으로 대통령이 된 문재인이나 불법수사를 밥 먹듯 했던 검찰 등, 권력을 쥔 자들이 최소한 자신의 말 한마디마디에 우리 민초들과는 달리 엄청난 힘이 있음을 안다면 그리도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함부로 말할 수 없을진대 어찌하여 대책 없이 기분 따라 말을 내뱉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권력자들만 말을 함부로 하는 것도 아니다.
‘군대 가서 사람 죽이는 거 배워온다.’는 여교사가 있는가 하면 말라비틀어진 햇볕정책을 성서라도 되는 양 끼고도는 자들도 있다.
더더욱 기가 막힌 것은 얼마 전 천안함 폭침이 북괴 도발이 아니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연평도에서 전사한 장병을 휴가귀대 중에 죽었으니 전사가 아니요, 담배 피러 나갔다가 죽었으니 전사가 아니라고 모욕하는 단시 여당이었던, 명색이 보수정당의 국회의원도 있는 세상이다.
웃기지도 않게 담배를 피우지도 않는 병사를 담배 피러 나갔다가 포탄에 맞아 죽었다는 소리야 몰라서 그랬다 친다지만, 휴가 나갔던 병사가 북괴 침공의 비상사태에 귀대하다가 포탄에 맞아 죽은 것이 어찌해서 전사가 아니라 판단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비상사태에 귀대하는 건 군인정신의 기본이 아니던가. 더구나 그따위 기막힌 발언을 한 자가 육군 장성출신의 여당 국회의원이라는 데야 더 말해 무엇 할까.
이들의 직분이 국회의원이요, 인기 강사요, 대통령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연 그만한 직위를 지닐 만큼의 인격도야를 위해 손톱만큼이나마 노력한 사람들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다.
자신을 망치는 길은 넓다.
그래서 쉽고 쉽게 쾌락을 얻을 수 있다. 그만큼 자신을 망치는 일은 쉽고 당장은 즐겁다.
반면 자신을 살리는 길은 좁고도 어렵다. 그러나 좁고도 어려운 만큼 노력한 수준에 따라 자신의 영혼을 살찌우고 스스로의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사회적 지휘가 높은 사람일수록 좁은 길로 가야하지 않을까. 노력 없이 얻어지는 모든 것들은 결국 마약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기에 하는 말이다. 특히 한국의 주적 김일성 일가의 편을 들어 그들의 방식대로 음모와 투쟁으로 얻은 권력의 쾌락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 땅의 빨갱이들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