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읍내에 볼 일이 있어 나갔다가 해병전우회 후배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들었다. 이 후배가 거리에서 나를 보자마자 커피를 사겠다며 커피숍으로 끌고 가더니 대뜸 하는 말이 이렇다.
“선배님은 친박이시니까 요즘 마음이 불편하시겠어요.”
이 말에 나는 조용히 대답 했다.
“나는 친박이 아닌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지지자이긴 하지.”
“지지하는 사람이 즉 친박, 친이, 뭐, 그런 거 아닌가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나? 그렇다면 이 나라 국민들은 누구나 친박이거나 친문(친문재인)이거나 친김(친김대중)이겠구먼.”
이 후배가 이런 말을 한 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나를 약 올리자고 한 말이 아니다.
내가 해병 178기, 그 후배가 1,006기니까 거의 아들 세대의 후배인대다가 워낙 선후배 간에 사이가 좋은 해병대 전통을 끄집어내지 않더라도 저 나름 나를 위로하느라 꺼낸 말이 이렇듯 듣기에 따라 거북할 수도 있는 말이 되고 만 것일 뿐이다.
여전히 박근혜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고 구구절절 이번 탄핵과 헌재 파면 결정의 문제점들을 설명했다. 후배는 역시 젊어서인지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믿어왔던 듯, 내 설명에 충격을 받은 눈치였다.
그러나 나는 친박이라는 용어가 불쾌하다.
나는 평생에 대한민국 국민이었을 뿐, 누군가의 하수인이었던 적은 없었다. 내가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해서 박빠다? 그냥 존경할 뿐이지 그분과 개인적인 어떤 친분도 가져본 적 없다. 물론 그분의 철학이 옳다고 느껴져서 우리도 잘 살아보자며 그분을 믿고 평생을 열심히 일했지만 그래서 친박이다? 나는 동의하지 못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분을 지지했고 대통령 선거 때 동네주민들이나 지인들에게 여러 가지로 지지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으나 단 한 번도 그분을 만났던 적이 없었고 무슨 기념품 따위를 받아본 적도 없다.
빨갱이들이 발호하는 이 더러운 시대에 박근혜 대통령만이 나라의 정체성을 지켜 주리라 믿었고 그 믿음에 따라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것. 그것이 지지자이지 어찌해서 친박이냐는 거다.
친박이니 친이니 하는 말은 지지자들을 폄하하기 위해 언론에서 만든 조어라고 생각한다. 박빠니 이빠니 하는 말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아마도 붉은 물이 든 언론에서 보수우익을 폄하하고 국민에게 나쁜 인상을 주기 위한 방편으로 그리 부르기 시작한 건 아닐까 싶은데, 이상하게도 문재인 지지자들이 30%가 넘어가는데도 문빠나 친문이라 부르지 않고 안 아무개도 20%가 넘어가는데 친안이라 부르지 않는 것을 보더라도 언론의 장난질이라는 내 짐작이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친박이니 박빠니 하는 말 속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하더라도 무조건 읍소하는 자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생각하기에 언론의 장난질이라고 보는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이 자존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존심이라고 해서 남들과의 비교우위에 의한 유치한 자존심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존재로서의 자존심을 말함이다.
나는 나보다 못한 존재 없고 반면 나보다 나은 존재 없다고 확신한다. 평등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내가 지렁이보다 나은 존재인가?
아니다. 지렁이는 지렁이가 할 일을 할 뿐이고 나는 내가 할 일을 할 뿐이다. 거기에 무슨 우월하고 말고가 있겠는가. 지렁이가 나처럼 생각을 할 수 없듯 나 역시 지렁이처럼 산성흙을 알칼리성 흙으로 소화시킬 능력이 없다.
마찬가지로 대통령은 대통령의 일을 하고 나는 내 일을 할 뿐이다. 내가 대통령 일을 시켜줘도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에게 내 일을 맡겨도 나만큼 숙련되게 할 수 없지 않겠는가. 국민이 대통령을 뽑는 것은 그분이 대통령 일을 가장 잘할 것 같기에 선택하는 것이다.
내가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는 것은 그분의 나라사랑과 국민 사랑의 정신을 존경하는 것일 뿐, 다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만일 내가 지지하던 분이 나라를 김정은에게 팔아넘기려 한다면 나는 당연하게 지지를 접을 것이고 항거할 것이다.
내가 지지자든 친박이든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삼성동 사저로 돌아가면서 의미 있는 말씀을 하셨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런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익을 추구한 바 없다’고 밝혀온 점으로 미루어보아 헌재의 파면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는 뜻을 담았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으며 향후 검찰 수사 및 형사 재판 과정에서 강력한 법적 투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어제 나는 불의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에서 헌재의 판결에 승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지만 이래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다. 빨갱이들과 그에 동조한 언론, 헌재 등의 거짓과 음모에 의해 모든 것을 잃었지만 이들과 싸우고자 함은 끝까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각오이기에 지지한다는 것이다.
다시 발하지만 나는 친박이거나 박빠가 아니다.
다만 지지자이며 대한민국의 국민일 뿐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있다. 논객넷의 동지들의 의견들이 있기에 다행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