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政黨) 대표의 발언은 언제나 위엄 있고 신뢰성이 뒷받침되어야 국민들로부터 지지와 당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작금의 새민련 문재인 대표가 쏟아내는 발언의 수위를 보면 솔직히 아슬아슬하다. 며칠 전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을 거세게 비판하며‘연애도 하지 못하면서 결혼이 대박이다’라고 한 것과 같다 며 언어유희(言語遊戱)로 품격을 떨어 더렸기 때문이다. 내일로 다가온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선제적 공포탄을 쏘아 놓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그래서 걱정이다.
비판은 어디까지나 설득력이 있어야 하며 논리적으로 대응했을 때 힘을 받는 법인에도 문 대표의 위 발언은 치졸하고 불손하기까지 하다. 통일 대박론에 대한 비판이 왜 대통령의 연애관에 비유되어야 하는지 황당하고 이해를 할 수 없다. 자당(自黨)의 대변인이나 정청래 의원 같은 분이 그랬다면 일견 수긍이 되지만 당 대표를 꿰찼으면 언어구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물론 당 안팍의 위기 국면을 수습하기 위해 시선을 대통령쪽으로 몰아 보자는 얄팍한 계산이 깔렸을 것이라곤 하지만 지금 새민련의 당 대표가 옆눈 정치를 할 겨를이 있는가. 분열 조짐의 당의 내홍을 추스르고 그간 잃었던 지지율 복원에 전력을 할 때 대통령 힘빼기 작전으로 국면을 덮으려고 한다면 더 큰 위기를 자초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유독 친노 세력들은 위아래 구분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함부로 내 뱉는지 이렇다보니 친노 색깔을 덧칠한 인사들은 모두 다란성(多卵性) 쌍둥이로 보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직설적으로‘하루바삐 남북대화 통해 통일 논의를 하여야 한다‘고 평소의 소신을 피력하는 게 당 대표로서의 진정성과 품격을 갖추는 것이며 핵심 정리일 것이다. 그러나 문 대표의 위 발언은 아무리 좋게 봐도 인터넷 누리꾼들이 즐겨쓰는 댓글 수준이다. 그렇게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또 건드리고 싶었을까.
그러면 이렇게 문 대표에게 묻고 싶다. 우리 속담에‘죽어 봐야 저승 맛을 안다’고 했는데,‘바위에서 뛰어내려 봐야 저승 맛을 알게 되냐?’라고 같은 어법으로 되받아 치면 어떻게 답을 하려고 하나. 무엇보다 논리적 어법이 전혀 맞지 않다. 연애를 못해도 결혼할 수 있는 방법은 중매라는 것을 통해서도 가능한 것이고 연애만이 결혼 전제 조건으로 한 다는 논리는 모순이며, 남북통일 논리로 대비하더라도 꼭 남북대화를 통해서 통일이 성사되는 게 아니다.
이를테면 북의 급격한 변화와 붕괴로 어쩔 수 없이 남한에서 흡수통일 할 여건도 얼마든지 있는 것인데, 문 대표의 논리는 이런 측면에서 통일구상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여실이 입증된다. 그저 그렇게 대통령을 희롱하는 유희(遊戱) 근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리고 남북대화를 위한 연애도 박 대통령은 아주 열심히 하고 있다. 북측에서 이런 저런 이유를 달아 연애를 기피하는 것을 문 대표는 어떻게 답을 제시할 것인가.
아무리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라곤 하지만 넋두리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잘못 비유가 됐으면 한 발 물러서서 사과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게 공당(公黨) 대표의 자격이다. 2012년 대선 당시 뜬금없이 종편에 출연한 황상민 교수가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생식기가 다르다고 해서 여성이 아니라, 결혼해서 아이 낳고 키워야만 여성이라고 한다고 하여 국민들로부터 엄청난 역풍 맞은 것이 상기 된다. 문재인의 발언이 그 때 그 황 교수와의 사고 체계가 너무 흡사하다. 연애를 하지 못하니까 결혼도 못하고 나아가 통일 실현 못한다는 논리인데, 그게 될 법만 한 소린가.
연애 못해 본 박 대통령과 바위로 연상(聯想)되는 노 전 대통령을 비유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아마도 문 대표는 그렇게 불쑥 내 뱉지 않았을 것이다. 새민련의 입들은 매번 부메랑 효과로 식겁(食怯) 하면서도 돌아서면 까먹는다. 특히 문 대표의 위 발언은 누가 봐도 독신 대통령의 대한 언어 희롱이며 독신녀들에 대한 인격 말살이다. 정치 지도자급, 심지어는 대통령 후보란 인사들이 말 한 마디 잘 못 내 뱉는 실수로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경우를 한 번쯤 되돌아 봐야 한다. 대권에 야심을 가졌다면 말이다.
얼마 전 대정부 질문에서 새민련의 이해찬 의원이 작심을 하고 대통령을 향해 독설을 퍼 부었다. '퉁퉁 불은 국수를 먹게 된 경제가 불쌍하다'는 발언에 대해 "국가원수의 언어가 아니다"라며 "한 사람의 언어는 그 사람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과 사고 능력을 보여주는데 대통령이 사돈 남 말하듯이 유체이탈 화법으로 말하면 안 된다"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대통령의 상황인식과 비유가 적절했음에도 새민련의 골수 친노 인사들은 비판의 덫 칠을 않고서는 심기가 편치 않은 모양이다.
문 대표의 발언이야말로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요, 야당 지도자로서 구사해서 안 될 표현이다. 정청래 의원처럼 박정희 묘소에 참배하는 것은 유대인이 히틀러 묘소에 참배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하고 비유를 하였어도‘박정희를 히틀러’라고 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문 대표도‘연애를 못한 사람을 박근혜 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할 텐가. 누가 유체이탈 화법을 즐겨 쓰는지 국민들은 알고 있다. 그리고 빈정거리며 말장난으로 국면을 전환하는 시대는 지났다. 부디 내일 있을 청와대 회동에서는 상호 유익하고 건설적인 회담이었다는 논평을 국민들은 바란다는 사실, 꼭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