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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목조역사, 전라선 서도역의 변신(?) 이후 다시 서도역을 찾지 않았다. 내가 기다리던 그런 모습의 간이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철거만은 면했다는 것이 위로가 될 수는 없었다. 이제 다시 서도역을 찾게 된다면 그것은 서도역 때문이 아니라 역 구내의 한가한 모습, 그리고 서도-오수간 구 전라선 철길의 모습을 다시 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건널목에서 본 역 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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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하고 얼마나 지났다고 세월 속으로 이렇게 빨리 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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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건널목은 이제 더 이상 사상자를 낼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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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역 방향으로 난 철길은 평화로움- 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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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을 중심으로 깻잎(?)과 논이 차례로 정렬된 모습... 아마도 순서는 이러할 것이다. 논두렁이 있었고, 그 사이로 철길을 놓고, 철길이 이설되고, 다시 깻잎을 심고... 이쯤되면 인간이 자연에 순응한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설되고 남은 철길은 자연인가 인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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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풍경이다. 내가 서도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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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목신호기 2대가 남아있다. 신호기는 현재의 전라선을 향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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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과 임실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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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보니 버스 한 대가 그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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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철길을 가로지르는 도로는 철길을 쉽게 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더이상 기차가 다닐 필요 없는 철길 위로 난 도로는 철길을 뒤덮는다. 인간의 힘에 의한 것이지만, 이 또한 자연의 섭리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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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걷다 보니 바지에 뭐가 붙기 시작한다. 이름은 모르지만 철길 답사 때 불청객인 녀석이 있다. 아무리 떼도 계속 붙으니 그냥 붙여놓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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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기차와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을 상상한다. 나도 이설 전, 이 길을 몇 번이나 왔다갔다 했지만, 사실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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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철길로 기차가 지나간다. 저 기찻길을 달리는 기관사는 옛 전라선을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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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이 점점 힘들어진다. 이설된 것이 언제였을까...? 정확히는 몰라도 1998~2002년 사이에 일어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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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적소리 표시와 누렇게 익어가는 논두렁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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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밭이 잠시 사라지고 철교가 나타난다. 사람이 건너기 쉬운 철교가 있고, 사람이 건너기 어렵게 만들어진 철교가 있다. 대개 짧은 철교가 건너기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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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답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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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넌 기념으로 뒤를 돌아보며 한 장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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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이라도 난 것 처럼 철길 한 가닥이 휘어져 있다. 잠시동안 '협궤열차'가 되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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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이상 답사는 쉽지 않게 되었다. 풀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 어차피 철길은 오수까지 이어져 있지 않고, 국도와 만나는 부분에서 끊기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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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철교를 건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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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적표시를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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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도산 침목을 확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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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쓰이지 않는 완목신호기를 지나 '건널목'으로 되돌아온다.
짧은 폐선답사는 끝이 났다. 전라선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 빨리 이설했기 때문이다. 청소역처럼 '장항선에 남은 마지막'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문화재로 지정되지도 못했고, 그 흔적을 찾기도 전에 너무 쉽게 사라진 것들이 많다.
구 오수역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미 서도역이 변해버리고 구 곡성역도 똑같이 변해버렸으니 이제 정말 전라선에 남은 건 율촌역 뿐인가 싶다.
오늘따라 오류역이 보고 싶다.
출처-
| http://www.ilovetrai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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