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중고등학교를 다닌 분들은 다 기억할 것입니다.
수학은 ‘수학1의 완성’ 영어는 '메들리 3위1체'. 그때 대학에 진학하려면 영어 수학 국어는 필수과목이었고 나머지 선택과목이 좀 있었겠죠. 난 대전에 살았으니까 대학으로는 충남대, 대전대 정도를 알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은 서울대, 연고대, 한양대, 중앙대, 건국대, 성균관대, 육사 공사 정도가 기억납니다. 지금은 서울에 있는 대학은 서울에 있다는 이유 하나로 모두 '서울대'라 부른다니 하여간 재미있습니다.
한창 대학 입시준비에 몰입하던 고등학교 시절의 어느 날, 도덕 선생님께서 칠판에 큼직하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써 놓으셨습니다. “모든 희로애락(喜怒哀樂)은 어떤 대상(상대) 때문이 아니요, 그 대상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마음을 잘 다스리면 희로애락도 조절을 할 수가 있다. 그러니 마음을 잘 다스리는 훈련을 해야 한다.” 그 시절 도덕시간 같은 경우는 선생님 혼자 강의하시고 학생들은 책상 밑으로 머리 숙여 영어 수학을 공부하던 기억이 납니다. 머리 숙이고 있다 해서 모두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애들은 킬킬거리며 '벌레 먹은 장미'를 열심히 탐독하기도 했습니다. 요새 말로 하면 공부시간에 SNS로 소위 야동을 본거겠죠. ㅎㅎ
저 역시 책상 밑으로 영어 참고서를 보고 있었습니다. 어쩌다 머리를 들어 혼자 강의를 하시는 선생님과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 죄송해서 어떻게 표정관리를 해야 할 지를 몰랐습니다 일단 눈이 마주치니 선생님깨서 계속 내 얼굴만 쳐다보고 강의를 하셨습니다. 꼼짝없이 수업 끝날 때까지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고 있느라 애를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세상을 살아보니…..
대부분의 사람에게 수학은 미적분이 아니라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정도만 알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었고 영어는 중학교 수준의 영어만 제대로 해도 현실을 살아가는데 별 문제가 없음을 알게 됩니다. 나이가 들면서, 살아가는데 정말로 필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 일상사 크고 작은 문제들을 스트레스 안 받고 잘 처리하는 인간적 성숙함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 때 그 시절 그 선생님이 문득 생각나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