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 무모한 도박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6일 정치권에서 부상하고 있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 "정기국회 이후 개헌논의가 봇물을 이룰텐데 이를 막을 길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 방문 일정 마지막 날인 이날 상하이 홍차오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시각에서는 개헌논의가 이르다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다음 대선(2017년)에 가까워지면 개헌 논의가 안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대답했다. 박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확실히 세운 것이다.
김 대표의 발언은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개헌론에 관해 “경제를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개헌논의 자제를 요청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심각하다.
김 대표 자신도 "개헌론이 시작되면 경제활성화가 방해받는다는 지적은 맞는 말"이라면서도 ‘시기상조론’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인 것은 정상적인 정신상태가 아님을 자인한 꼴이다.
김 대표의 개헌 명분은 “우리 사회가 철저한 진영논리에 빠져서 지금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이기 때문에 권력 쟁취전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분점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도를 검토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즉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을 맡고, 총리가 내정에 대한 행정권을 행사하는 권력분산을 뜻하는 것이다.
‘진영논리’와 ‘All or Nothing game’은 민주주의의 기본이자 원칙이다. 집권은 정당의 존재 이유이며 선택은 다수 국민의 심판에 달려있기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것이다. 민주주의의 대명사격인 미국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는 국가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은 국가안보라는 절체절명의 환경이 아니기에 가능하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김무성 대표의 개헌 봇물 발언은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못해 짜증스럽다.
차기 대권주자는 고사하고 여당 대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는 미래가 지극히 불투명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만사를 제쳐두고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는 이유도 올해에 경제기반 토양을 다져두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곤두박질 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글로벌 경제 위기라는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예측불허의 북한 무력도발 앞에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특수 상황에 놓여있다. 강력한 리더십이 전제되지 않고는 대처하기 어렵다. 더구나 남북관계가 미묘한 현 상황에서 개헌논쟁으로 분열과 갈등을 유발시키고 국력을 소진하는 행위는 위험천만이다.
적화통일이 지상목표인 김정은을 돕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따라서 국회선진화법의 폐해를 보면 이원집중부제로 인한 국회 난장판은 빤하다. 권력 나눠먹기의 무모한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결국 김무성의 개헌 발상은 차기 대권에 자신감을 잃으면서 권력의 한 자락이라도 잡겠다는 궁여지책이 아닌지 모르겠다. 대통령의 정책을 적극 뒷받침함으로서 정권 재창출을 일궈야할 여당 대표로서는 있을 수 없는 배임이자 대국민 배신이다. 왜냐면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한 것은 튼튼한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김무성의 중국발 개헌 소식이 들리자 보수 언론계는 우려를 나타냈고, 보수진영에서는 새민련의 국정 발목잡기와 친이계(親 이명박계)의 반박(反 박근혜) 농간에 놀아난 김무성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가 섣부른 정권 갈라먹기 시도로 박근혜 정부가 흔들리면 그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에게로 돌아온다는 이유에서다.
김무성의 반기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친박(親朴)의 좌장에서 친이(親李)로 변신하면서 배신자의 딱지가 붙었던 터다. 지금 진행 중인 친박 쓸어내기 역시 그의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이 차기 대권주자로 자기를 밀어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선수를 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간교한 술수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김무성 대표는 아마 잊어버린 것 같다. 하기야 차기 대권을 뒷받침할 확고한 기반이 없는 김무성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일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성공여부다.
집권 가능성이 희박한 새민련과 김무성의 권모술수가 딱 맞아떨어진 작품이지만 넘어야할 산은 험하고 높다. 호락호락할 박근혜가 아니고 보수우파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기에 그렇다.
다수의 국민들도 저질 정치게임인 권력 나눠먹기를 용납하겠는가?
글쓴이 정학길 /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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