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일간 종적을 감췄던 김정은이가 지팡이를 짚고 주택단지를 시찰하는 사진이 엊그제(13)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되어 마치 김정은이가 건재한 듯 보도되었다. 불과 사흘 전 북한 최대기념일인 당 창건일에도 나타나지 못했던 김정은이가 비중 없는 하찮은 일에 돌연 등장했다는 보도 자체가 조작임을 필자는 직감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CNN등 서방 주요언론들과 TV조선이 아래 사유를 들어 이는 사실과 다른 허위라고 일제히 보도하였다.
1. 10/13일 시찰 보도는 통상 하루 이틀 전 11~12일에 시찰했다는 얘기인데, 김정은이가 그렇게 건재하다면 바로 직전 10일 당 창건일과 김일성 김정일을 참배하는 태양궁전에는 왜 못 갔을까? 이 의문 하나만으로도 김정은의 유고상태는 확실하다.
2. 사진 배경의 잔디밭이 한창 푸른 초록색이다. 지금 서울 잔디도 누런데, 기온이 낮은 북한 잔디는 10월이면 새 노랗다는 것이 탈북 북한전문가들의 일치된 주장이다. 고로 잔디 색깔로 보면, 사진촬영 시기는 8월~9월초로 보인다는 점이다.
3. 명확한 시찰 일자가 없고 막연히 “이날”이라고만 노동신문에 표기돼있어 최근에 일어난 일이 아님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4. 조선중앙 TV도 노동신문의 사진만을 인용 보도할 뿐 동영상을 보도치 않아 그 사진에 대한 의구심을 자아냈으며, 13일 단발성 보도 외에는 김정은의 동정보도가 더 이상 북한 언론에서 취급치 않고 있다.
5. 김정은이가 건재하다면, 아내 리설주와 여동생 김여진의 동정도 보도가 되어야 하나 일체 없으며, 이들의 행적도 함께 오리무중이라는 사실이다.
이상에서 볼 때, 김정은의 시찰 사진은 시점이 종적을 감추기 전이며 이렇게 까지 허위보도한 사실 자체가 김정은의 유고를 반증하는 것이다. 곧 정변에 의한 실각설 또는 뇌사상태 중병설이 거의 확실함을 가리킨다. 일전에도 거론한바 지난 4일 황병서 등 실세 3인방의 갑작스런 남한 방문에서 보여준 그들의 행태가 이를 뒷받힘 한다.
그렇다면, 북한 언론은 왜 이리 시점을 속이는 허위보도로 김정은이가 마치 건재한 듯 위장해야만 했을까? 해외는 말할 것도 없고 북한내부도 온갖 루머로 인민들의 동요하기 시작하여 이대로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통제 불가능 상태가 되겠기에 이를 막고 권력을 인수한 황병서 체제의 안정을 도모코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아무튼, 김정은의 재기불능 유고 상태임은 이번 허위보도로 더욱 분명한 사실이 되었다. 중국 등을 통해 이를 알게 되는 북한인민들의 동요는 일파만파 급속도로 퍼져 북한정세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소용돌이 속에 빠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씨 왕조의 사기극에 속아 생지옥 생활을 해온 북한동포들의 불만이 일거에 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도 우리정부의 주도면밀한 대응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