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전히 잔득 찌프린 변덕스런 날씨다...
비가 내릴듯 말듯한 얄궂은 하늘만 쳐다보는 이 여름도 이제 막바지에 다달
았는가 보다. 올해따라 유난히 더웠던 불볕더위는 모든이들을 짜증스럽게 했
지만 이젠 여름의 끝자락에 머문 8월을 보내선지 벌써 가을 문턱에 서려는 오
늘에 이르러서야 지난 밤에 그토록 울어대던 귀뚜라미소리가 올해는 더욱 정
겹게 들렸던 건 그만큼 한 해 더 나이먹은 연륜따라 오는 느낌의 낭만일까.
그렇듯 계절은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와 변함없이 피고 지며 기쁨을 더해 주
는데, 우리네 고달픈 세상사는 해가 바뀌고 달이 바뀌어도 늘 그 모습으로 와
닿기에 역시 대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숙여 진다.
그러듯이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건 아름다울 수 있지만, 온통 거짓투성이로
뭉쳐진 나쁜 사람들은 위선으로 포장돼 있음에 비해 발가벗겨진 채 있는 그대
로를 보이며 숨김없이 느끼게 하는 자연이 더 멋질 수 밖에 없는 건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 아닌가. 그러기에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즐겨 찾고 행복해하는가
보다.
그래선지 인생은 잠시 아름다울 수 있지만, 자연이 더 아름답고 멋진 건 늘 변
함없이 느끼게 해 주는 영원불변의 그 오묘한 멋이리라. 때때로 첫사랑같은 상
큼함으로, 고향같은 푸근함으로, 어머니 품속같은 편안함으로 다가올 땐 우리
네 사람들은 모든 걸 잊어 버리고 그 매력에 한참이나 넋을 잃고 마는 게 아닐
까 싶다?
백수도 못 사는 짧은 인생에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고 불신하며 노여움을 쌓는
건 누가 가해자며 피해잔가를 떠나 과연 상대에게 그런 잣대를 가할 자격이 있
을까며, 작금에 펼쳐지는 사회혼란을 보면서 그들따라 절로 모르게 물들려갈 것
같은 불쾌감을 쉽사리 지우지 못 하고 있음이다.
이렇게 한꺼번에 무너지는 실망과 안타까움에 우리네 같은 소시민이야 어이 하
겠냐만 무엇보다 국회의원이 국회의원답지 못한 채 늘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만
으로 똘똘 뭉쳐 마치 투계장에 나온 싸움닭처럼 느끼게 한다면 뭔가 심각히 고
민해야 되는 거 아닌가?
대체 언제까지 다람쥐 채바퀴 돌듯 변함이 없는가?
변하자, 우리 모두가 변하자!
그렇게 변하노라면 또 다른 밝은 세상이 온다는걸 왜 모르는가... 계절따라 세월
따라 더욱 세련스런 성숙된 모습으로 아름다움만을 빛내지 않을까.
마지막 가려는 8월을 보내면서, 다시 맞이 할 9월과 함께 그토록 좋아하는 만추
의 아름다운 가을을 상상하면서 나쁜 기억들은 차츰 잊어 버린 채 말많고 탈많은
정치권도 좋은 기만 느끼게 해주는 그런 정치인들만 보이기를 바라면서 다가올
새로운 9월을 맞이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