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문을 두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교황의 방문 행적을 두고 섭섭한 면이 있어 그러거니 하고 가만히 들어보니, 쪼잔하게 댓글로 처리할 내용이 아니라 판단되고, 본 논객넷이 본연의 목적에 맞게 운영되려면 삼가야 할 사항이라 판단되어 글을 올린다. 비판의 내용을 보면, 마치 평소 아웅다웅하는 관계가 싸움질하다가 이를 본 선생님이 다른 이의 손을 들어주니, 선생을 보고 저 새끼 나쁜눔이란 것과 아주 흡사하다.
본 논장에서 이와 관련한 비판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국익의 차원에서 국한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곳 논객넷에서는 특정 종교에 대한 비판은 지양해 주시길 간청한다. 타 종교를 비판할 때는 사전에 충분히 검증된 종교적 지식을 얻고 시작해야 한다. 종교학자들도 풀이하기 어려운 '요한계시록'에 관한 내용을, '카더라'는 식으로 빗대어 논장에 끌고 들어오는 것이나, 마치 자신이 '사후세계'에 대한 철학적 이론이 잘 갖추어져 있는 것처럼, 형이상학론을 마구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종교비판을 할 땐 누가 들어도 맞다 싶을 만한 거리를 심층 연구 분석하여 들고 나오시던가? 조금 아는 상식으로, 기독교와 개신교의 차이점도 모르는 상태로 수천 년을 이어온 거대 종교를 그것도 신자를 13억이나 가지고 있는 천주교를 이런 자리에서 비판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 생각된다. 이는 또 다른 분열을 조장하는 원인이 될 것이며, 무조건 교황을 폄하하려는 태도는 종북 좌익들의 논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 반대를 위한 반대, 자신들의 종교만이 유일한 종교인양 으시대는 행위는 가히 보기 좋지 않은 모습이다. 그런 논리라면 '유병언'의 구원파와도 다를 게 없다.
유병언의 구원파가 일반 국민에게 이단시 취급받는 이유는 굳이 그들만의 이상한 성경해석이 아니더라도 교주인 그의 행위를 통해서 우리는 벌써 알고 있다. 남을 배려하고 아끼는 사랑이 없는 맘으로는 어떤 평화도 기대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싸움도 누가 참아도 참아야 싸움이 끝날 게 아닌가. 아니면 다 죽던지? 목자의 사명에 관한 성경 말씀을 인용하면, 100마리의 양 중에서 99마리의 양을 구하고 나머지 한 마리의 양을 구하지 못했다면 그 99마리의 양을 둔 체, 일탈한 한 마리의 양을 구하려 떠나야 하는 목자의 사명을 두고 여러분은 뭐라 하겠는가?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된다 하고선, 북한정권을 비롯한 종북 좌익들이나 새민련, 종북 사제를 비판하지 않은 교황을 욕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물론 필자도 교황이 북한을 천하에 나쁜 정권으로 비판하지 않고 돌아간 게 많이 아쉽다. 그러나 전 세계의 카톨릭교를 대표하는 자리가 그렇게 쉬울까? 왜 굳이 교황에게만 그런 요구를 하시나? 몰몬도 있고, 불교도 있고, 내노라하는 목사도 있는데, 왜? 어디 한국의 보수가 무서워서 한국 방문을 하겠는가? 필자는 여기서 더 큰 논쟁을 피하고자 개신교의 불합리를 설파하지는 않겠다. 필자가 볼 땐 동쪽에서 빰 맞고 서쪽에다 화풀이하는 격으로 보인다.
오늘따라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새삼 그려진다.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보고 판단하는 논리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므로 더욱 그렇다. 지구 위의 어느 것 하나 내 것이 없거늘... 어째서 꼭 내가 생각하는 대로만 이 세상이 흘러가야 하나? 좀 따라가는 세상은 재미가 없을까? 아니, 밀어주며 가는 세상은 손해를 보는 걸까? 우리가 모두 조금씩만 양보하면 참 좋으련만, 어째서 내가 다 가져야 할까? 카톨릭을 보수라 한다면 개신교는 진보였다. 진보는 정직했으나 오래가지 못한다. 영속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든, 인간이 만들어 놓은 현존하는 조직 중 카톨릭 조직을 능가하는 조직은 없다. 카톨릭은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스스로 고쳐 반성하며 지켜져 왔고, 교회 간의 투쟁이나 싸움질 같은 것은 눈 닦고 찾아봐도 보질 못했다. 이처럼 카톨릭은 기독교의 맏형으로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세계의 평화를 해치는 강력한 세력에 대항하는 원천적인 힘이다. 카톨릭 신앙의 달성은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천국에들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믿고 따르는 데 있으며, 성모님이나 성인들은 그 길에 협조자 역할을 할 뿐임을 밝혀둔다.
인간을 몹시도 사랑하시는 하느님은 인간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아드님을 이 땅에 보내셨고,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고, 그분은 십자가에서 피 흘리고 돌아가셨지만, 그 성혈로 우리를 구하셨다고 우리는 믿는다. 이름하여 '빠스가의 신비'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면서도 자신을 그리 만든 이들을 용서해 달라고 하느님 아버지께 간곡히 기도 드렸다. 그런 분의 뒤를 이어 사제의 길을 가시는 분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부탁하는 것이 우리로선 참 부끄럽다. 우리가 못나 만들어진 모든 결과를 왜 그분이 욕을 먹어야 하는지 답답하다.
마지막으로, 자성하는 맘으로 한국 카톨릭의 문제점을 파본다.
얼마 전 '염수정' 추기경은 이석기 재판을 앞두고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른바 4대 종단 대표의 이석기 탄원서 제출 건이다. 문제는 이 탄원서의 시작이 염 추기경이고, 그 뒤를 이어 다른 종교 대표자들도 제출한 것이다 보니, 카톨릭계의 대표 격인 추기경의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평소 보수의 지론을 가지고 계셨던 염 추기경이 교황방문과 이석기 재판을 앞두고 왜! 그런 일을 했을까? 를 생각해봐야 한다.
카톨릭은 거대 조직이다. 그중에서도 주교회의는 한국 카톨릭계의 방향타나 다름없다. 이런 주교회의 의장이 '강우일' 제주교구장이다. 이자는 이번 교황 방문의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수장이었다. 여기에서 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름하여 '종북 사제단'의 '강우일' 대부 이다. 지구 상에서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종교적 이념보다도 더 지독하게 작동하는 곳은 한반도가 유일하다. 염 추기경인들 그들의 손아귀에서 안전할까? 북한 정권이 남한에 종북 이념을 심는 데 있어, 굳이 카톨릭을 이용한 까닭은 카톨릭의 조직력과 신부에 대한 평신도의 존경심과 복종심을 노린 무서운 계락이다.
이들 종북 세력과 종북 사제단은 이석기를 비롯한 구속자의 가족을 로마로 파견했고, 그들은 교황을 만났다. 참으로 끈질기고 치밀하다. 우리 보수 같았으면 나 몰라라 했을 게 뻔하다. 당장 이 논객 안에서 조차도 분열을 또 만들려 하지 않는가? 자성해야 마땅하다. 좀 더 크고 멋있는 보수는 될 수 없는가? 마치 조선의 4색 당파처럼 갈라지길 좋아하는 한, 종북들을 절대 이길 수 없을 것이니, 공산화가 싫으면 뭉치고 필요없는 논쟁 버릇부터 고쳐야 할 것이다.
거듭 밝히지만, 카톨릭 내의 '종북 사제단'은 평화를 지향하고 자유민주 통일을 원하는 우리 보수가 다 같이 쳐내야 할 적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종교 논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어리석고 대다수 참신한 카톨릭 신자를 적으로 만드는 일이기에, 부탁하노니 오늘 이후 논객넷에서는 종교적 비판은 삼가해 주시길 간곡히 청원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