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나를 교황으로 천거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용서 하소서”라는 기도로 유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하여 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되고 있다. 검소하고 소탈한 성격에다 온화한 대중적 이미지로 일반인들에게 다가오는 탈권위적인 교황이기에 인기가 높다.
사실 카톨릭은 전 세계적으로 교세 확장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유럽 미주 아시아에서 정체되고 아프리키 지역에서만 다소 증가세를 보일뿐 카톨릭 인구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이번 교황 방한도 박대통령의 초청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아시아권에서 유일하게 카톨릭 교세가 강한 한국에 로마 교황청은 애정을 쏟고 이번 방한을 아시아 지역에 카톨릭 교세를 확장하는 전기로 삼겠다는 깊은 의도가 자리 잡고 있다.
교황의 방한은 사랑과 용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고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본래 숭고한 목적을 갖고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번 방문은 상당히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쪽으로 행사가 편중돼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힘과 용기를 주기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범주를 넘어 한국 카톨릭계 좌파신부 등 정의구현사제단의 입김으로 마치 교황 방문이 세월호유가족을 위한 행사 인양 치우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교황이 눈물 흘리는 유가족의 손을 잡고 일일이 포옹하는 모습과 세월호 희생자 추모 노란색 리본이 교황의 가슴에 달려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마치 순교자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광화문 시복 미사에는 신도가 아닌 유가족 400명이 참석했고 유가족에게 특별세례를 주는 것도 이런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급기야는 세월호 유가족이 메던 십자가를 교황이 로마로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과도하게 세월호 유가족들을 부각시키는 일련의 모습을 보면서 좌파신부들이 사전 기획 의도한 연출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교황이야 슬픔을 위로한다는 순수한 의도에서 한국 교단 측이 준비한대로 따라 하겠지만, 유가족들이 이를 이용하여 마치 “교황도 우리 편이다, 우리 입장을 지지했다”라는 식으로 왜곡시켜 야당과 합세하여 정치공세를 강화, 정부를 곤경에 몰고 국민이 반대하는 초헌적인 특별법 투쟁을 더욱 강화할 것이 저들의 그간 행태로 보아 능히 짐작되고도 남는다.
지금이라도 교황청은 순수한 교황방문을 정치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확대해석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을 필요가 있다. 세월호 유가족은 당연히 위로를 받아야하고 교황께서도 이들의 상처 치유를 위해 기도를 드리지만, 이를 정략적인 투쟁수단으로 삼는 것은 하나님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아니면 교황 방문이 이 나라에 화해와 평화를 가져 오는 것이 아니라 분란과 반목을 지피는 우려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취지를 정부가 교황청에 정식 채널을 통해 정중히 설명해서 교황이 이한 전이라면 더욱 좋고 아니면 로마로 돌아가고 난후 교황청이 이를 분명히 선언토록 하는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 멍하니 대통령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부각료들이 독창적으로 일을 적극 찾아 나설 때가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