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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3)

작성자:

최성령

조회: 4814 등록일: 2014-12-02

나의 군대 주특기는 砲兵이다.
사단 포병 155㎜대대에서 근무했다.
상병 때 차출(差出)로 공수낙하훈련을 받았다.
4주교육에 4번 점프를 했다.
무척 고된 훈련이었다.

 
자랑스런 윙마크를 모자와 가슴에 달고 歸隊를 하니
고생이 많았다며 그 댓가로 위로휴가 7일을 받았다.

서울 마장동에 내려 고향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대방동에 사시는 고모님에게 인사차 전화를 했다.
고모는 근심스런 목소리로 어머니의 病患소식을 전했다.
혜화동 우석대 병원(現 고려대 병원의 前身)에 입원하셨단다.

 
고향行을 포기하고 나는 병원으로 갔다.
어머니는 담석증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시다.
요즘 담석증은 병도 아니다.
초음파로 碎石치료를 받으면 된다.
그러나 그 당시는 開腹수술로 여러 날을 입원하는 병이었다.
입원실에 내가 나타나자 어머니는 많이 놀라셨다.
歸鄕은 포기하고 어머니 看病으로 휴가를 마치고 귀대했다.
이레 동안의 간병은 나와 어머니를 많은 대화로 인도했다.

 
내가 自隊배치 후 어머니와 아버지가 면회를 오셨다.
나는 졸병 때 많은 訓鍊과 고된 勞役으로 힘이 들었다.
그 때 수송부 검열(檢閱)이 있었다.
포병은 장비와 차량이 많다.
수송부에 지원을 나가 차량 시다(밑)를 닦고
타이어에 구두약을 바르는 등 
내 몸은 온통 흙강아지가 되어 눈만 빠꼼했다.
부모님 면회 소식을 듣고도 워낙 바쁜지라 
일손을 놓고 그냥 작업복 차림으로 부모님을 만났다.

 
나를 본 어머니는 눈이 휘둥굴해져 
말을 못하고 우시기만 했다.
아버지는 우는 어머니를 달래기 바쁘셨다.
준비해 온 음식을 배 터지게 먹고
내무반 동료 병사에게 줄 음식선물을 받아 들고는
어머니를 위병소에서 배웅했다.
위병소 담벼락 넘어로 손을 흔들며 사라지는 어머니를 보고
나는 담벼락 밑에 웅크리고 앉아서 많이도 울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신 어머니는 웬지 더 늙어 보였고
아버지의 어색한 양복차림이 서글펐던 것이다.

 
두 분 다 고생을 너무 많이한 탓이다. 


 
※後記

나는 어머니의 입원실 간병에서
그때의 不孝를 빌지 못했다.
우산을 팽개친 불효 말이다.
(모르시는 분은 어머니(1)을 보시라.)
그때는 아직 철 들기에 너무 일렀다.

 
남자는 나이 오십에도 철 들기에 부족하다.
자식농사 다 지은 육십이라야 비로소 철이 든다.
그때는 이미 부모님이 生前에 안계신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픈 것이다.

 
철 들자 망령이고 
죽을 때가 가까워야 아는 것이 철이다. 끝

댓글 : 2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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