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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엿 먹어라!’

작성자:

산동거사

조회: 6488 등록일: 2014-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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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끝났다. 아직 챔피언을 가리기 위한 진정한 승부는 계속 되고 있지만 우리와는 불심상관이라는 얘기다. 저렇게 참패를 하고 돌아 왔을까. 진정한 축구팬들에게 욕먹을 소리지만...나는 조 추첨 할 때 이미 우리 축구가 참패할 것을 예견 했다. 아니 깨져도 단단히 깨질 것으로 봤다. 
 

조 추첨이 끝나자 우리와 조를 같이한‘벨기에, 러시아, 알제리’를 향하여 가장 해 볼만한 상대라고? 이거 얼마나 웃기는 얘긴가?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한두 군데서 하는 게 아니라 도하의 메이저 매체나 지방의 찌라시까지 한결 같이 살판이나 난 것처럼 떠들어 대는 것이었다. 이런 걸 한마디로 저널리즘의 병폐인 것이다. 기자 놈들 저희들 입맛대로 소설을 쓰는 거....
 

경적필패, 개 중에 하나(하다못해 조선일보까지도...)라도 적을 가볍게 보면 틀림없이 낭패를 본다는 사실을 알려 주는 이가 없었다. 결국 경험도 별로 없는 젊은 선수들은 정말 저희들이 최고인 줄 알았을 것이다. 연습이나 훈련을 게을리 했다는 게 아니다. 죽어라 했겠지만 적을 가볍게 본만큼 실력이 채워진 게 아니라 자만심이 가득 채워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참담한 결과만 안고....
 

선수들이 돌아왔다. 어떤 이가 돌아온 선수들에게 ‘엿’을 던져 준 모양이다. 그러자 ‘우리가 엿 먹을 일을 했나?’라는 반응이 나왔단다. 오죽 화가 났으면 그랬을까? 선수가 이해해야 한다. 그 화속엔 숨길 수 없는 사랑과 깊은 애정이 있기에 그리한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그런 돌출행위는 나오지 않는 것이다. 나처럼 아예 무관심한 사람이면 그랬을까? 그 친구 축구와 선수를 사랑했고 애국심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어제 오후 어떤 종편을 보는데, 선수들 귀환 입국장에서 예의‘엿 먹어라!’사건을 논한다. 엿을 던진 인간 잘 했다는 게 아니다. 某포탈 사이트에‘너 때문에 졌다’라는 카페까지 만들어 놓고 계획적으로 한 짓을 잘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사회자와 패널이 흥분하여 인간 아닌 인간으로 만든다. 
 
그런식으로 폄하를 하면, 월드컵 축구 때문에 남미의 온두라스와 에콰도르(확실치 않다)는 전쟁을 하고 구교단절까지 했다. 같은 남미의 어떤 국가에서는 골키퍼가 잘못 했다고 귀국하자 총으로 쏘아 죽인 일까지 있었다. 그런 것까지 사랑으로 승화시킬 수는 없지만 그만큼 관심은 컸기 때문일 것이다.
 

솔직히 나는 그 기간 동안 언제나 새벽 서너 시에 일어나지만 이번 예선을 하나도 생방으로 보지 않았다. 열렬한 스포츠팬이 아니거나 애국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절대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기에 관심이 그만큼 반감했고 또 고혈압 약을 먹는데 똥 볼 차는 모습을 보고 뚜껑열리면 나 스스로를 콘트롤하기가 버거웠고 정작은 마누라와 싸우기 싫었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혼자 흥분하고 길길이 뛰면서 소리 지르다가 마누라에게 지청구 들을 것이고 그게 또 발끈하는 계기가 되어 부부싸움 날 것은 불 보듯 훤하다. 

 
어제의 사태(?)를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우리 대통령이 왜 저러실까? 대통령이 혹시 우리 월드컵 대표 같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국정을 열심히 보살피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함께 하는 스텝들은 무시한 채 감독 혼자 뭔가 자꾸 다른 방향으로 작전수행을 하는 것 같고, 아니면 반대로 코치(국민적 여망)가 바라는 경기를 하지 않는 선수 같다. 
 

문창극 사태(이점은 분명 사태다)이후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비방이 마구 날아든다. 어떤 이는 진짜‘엿 먹어라!’하는 식으로 비난을 한다. 그러나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이 이해를 해야 한다. 무관심 하다면 그런 행동 못한다. ‘엿 먹어라!’는 비난과 비방마저도 사랑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월드컵은 보지 않았지만,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매일 새벽부터 관찰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충고를 드리고 싶다. 국민의 눈높이로 작전을 짰으면 좋겠다. 국민이 소화할 수 있는 작전을 구사 했으면 하는 것이다. 반대로 코치(국민의 여망)들의 조언도 들어가며 조화로운 작전수행을 했으면 한다. 그래도‘엿 먹어라!’하는 놈이 나오면 치지도외 수수방관하시라는 거다. 그것은 진짜 국민의 뜻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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