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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총장 후보의 재산.

작성자:

산동거사

조회: 10235 등록일: 2013-10-29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 율기육조 청심편에 이런 얘기가 있다. “貨賂之行 誰不秘密 中夜所行 朝己昌矣(화뢰지행 수불비밀 중야소행 조기창의)뇌물을 주고받는 것을 누가 비밀히 하지 않으리요마는, 한밤중에 한 것도 아침이면 드러난다.”라고. 





 
다들 아는 얘기지만, 위 다산 선생의 훈계에 따른 일례 한 토막. 중국 후한시대에 양진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형주자사(훗날 삼국시대 때 유비가 조조에 쫓기어 이곳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음)로 부임하여 열심히 근무하고 있는데, 하루는 형주관내 고을인 땅의 수령 되는 왕밀 이라는 자가 캄캄한 밤중에 찾아와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며 금 열 근을 내 놓으며“어두운 밤이라 아무도 모릅니다.”하는 것이었다. 이에 양진이“天知地知我知汝知 何謂無知(천지지지아지여지 하위무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니가 아는데, 어찌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하나뇨!!!”이에 왕밀이 얼굴이 벌개 가지고 물러갔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은 이 얘기를 두고 지금도“楊震四知(양진사지)”라고 한다.
 






옛날 고위직 관원에게 주는 녹봉을 양렴(養廉)이라고 했다. 즉 청렴(淸廉)을 기른다는 의미로 그랬다. 벼슬의 지위가 높을수록 반비례로 급료가 낮았다고도 한다. 즉은 공직자의 청렴성을 가장 중요시 했고, 명예와 부는 함께 얻는 것이 아닌 걸로 알았던 것이며, 그래서 청백리를 역사에 남기고 청사에 기록했던 것이다.
 


다산 선생의 목민심서 율기육조에 이런 얘기도 있다. 청백리를 세 등급으로 나누어서, 최고 청백리는 자신의 봉급이외엔 절대 탐하지 않으며 봉급도 쓰다가 남으면 그대로 두고 가며, 돌아가는 날엔 채찍 하나만 쥐고 갔단다. 성종임금 때 이약동(李約東)이라는 분은 제주목사로 근무 하다가 중앙으로 돌아올 때 그야말로 채찍 하나만 가져오다가 그것마저도“이것 역시 제주 물건이다”말하고 관아의 문루에 걸어버렸다. 제주 사람들이 감격하여 이것을 보배처럼 간직했다는 얘기가 지금도 전해 온다. 다음의 청백리는 봉급 외에도 그 명목이 정당한 것이면 취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취하지 않으며 쓰고 남은 것은 자신의 집으로 실어간다고 했으며, 최하위의 청백리는 이미 법규에 정해진 것이면 그 명목이 비록 정당하지 않더라도 취하고 법규에 없으면 자신이 먼저 나쁜 예(惡例)를 만들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청백리는 벼슬을 팔아 재물을 취하지 않으며, 재난을 빙자하여 재물을 도둑질 하지 않으며, 백성에게 농간하여 재물을 탐하지 않으며, 조세를 착복하거나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전남에 보유한 부동산에 대해 투기(投機)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가 대검 차장 재직 당시 신고한 '공직자 재산변동 사항'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전남 여수시와 전남 광양시에 본인과 배우자의 명의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이에 대해 후보자는 은퇴 후 집을 짓고 살 생각으로 사둔 것이라는 것이다. 투기(投機)의 사전적 의미는 확신도 없이 큰 이익을 노리고 어떤 물질을 사는 것 또는 시세 차익을 노리고 하는 거래로 되어 있다. 그가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부동산의 매입은 25년 전의 일이다. 투기를 목적으로 했다면 벌써 몇 차례 사고팔고를 반복했을 것이다. 따라서 그가 투기를 목적으로 그 땅을 매입했는지는, 그의 전화번호 끝자리가 4989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다산 선생의 목민심서의 예를 들었지만, 후보자가 무슨 벼슬을 팔아 재물을 취한 것도, 재난을 빙자하여 재물을 도둑질 한 것도, 백성에게 농간하여 재물을 탐한 것도, 조세를 착복하거나 부정행위를 한 것도, 더우기 전임처럼 축첩을 하고 혼외 자식을 둔 것도 아닌데 말이 많다. 
 
전임 총장의 비행으로 나라 최고 공권력기관의 담벼락이 허물어져 내부가 들어나고 그 위상이 가을 땅바닥의 낙엽처럼 형편 없을 때, 겨우 제 돈 주고 그것도 4반세기 전에 산 땅을 가지고 투기네 마네 한다면 대한민국에 안 걸릴 놈 있을까? 후보자의 인사검증에서 그런 것을 문제 삼는 놈이 있으면 그놈부터 먼저 털어 봐야 할 것이고, 다만 우리는 그에게 무너진 공권력의 기강과 NLL포기와 사초파기 같은 중대한 국기에 관한 사건과 사태를 사심 없이 밝혀내는 그런 총장이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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