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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Matrix의 철학 -탈존 영화

작성자:

탈존

조회: 6211 등록일: 2017-12-06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았었다. 서양인들이 동양적 사고에 이토록 깊이 있게 접근했으리라고 미처 생각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비디오라도 빌려서 감상하기를 권하고 싶다.
매트릭스는 라틴어 어머니(mater)와 자궁( -ix)의 합성어로 모체라는 뜻이다. 수학에서는 행렬行列.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이 두 가지 의미가 깊이 있게 녹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이 영화는 비교적 진지하게 감상해야 한다. 현란한 액션에 취해서 가볍게 지나친다면 흔해빠진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blockbuster 흥행물 한편 본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매트릭스의 메시지가 종용록從容錄과 닮았다. 비록 화려한 판타지fantasy적인 액션으로 화면을 치장했으나 영화 전편에 걸쳐 범상치 않은 느낌으로 전달되는 상징적이면서도 아리송한 대사臺詞들이 선문답禪問答을 연상하게 해 주었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작가로 유명한 워쇼스키Wachoski 형제가 감독하고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 로렌스 피시번Laurence fishburne 캐리 앤 모스Carrie anne moss 등이 출연한 이 영화는 성서와 불경을 효과적으로 버무려 하느님과 일체되는 길, 혹은 해탈解脫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세상(매트릭스)에 현혹되지 말고 하느님 나라를 찾으라는 성서의 가르침이나 세상이나 나(我)라는 존재는 허상이니 견성見性하라는 불경의 가르침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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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부터 살펴보자. 이 영화의 주인공인 네오Neo는 모피어스Morpheus를 가르쳤던 ‘그’의 부활을 뜻하는 것 같다. 굳이 비유比喩하자면 ‘그’란 메시아, 즉 예수를 상징한다.
네오를 사랑하는 트리니티Trinity는 막달라 마리아가 아닐까. 네오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아까울 것이 없는 그녀의 사랑이 그렇게 느껴진다.
모피어스 또한 메시아를 기다리는 세례요한이 연상된다. 그만큼 네오를 ‘그’라고 믿으며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는 사람이다.
오라클은 히브리어 성서와 그리스어 성서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선지자, 혹은 예언자 쯤 되지 않을까? 네오와 모피어스를 배신하는 레이건은 영락없는 유다다.
그렇게 보면 모피어스의 함선 느부갓네살Nebuchadnezzar 조차 바빌론 왕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이 영화는 분명 성서적 측면을 기조로 삼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영화 전편에 걸쳐 펼쳐지는 대사를 음미해 보면 불경 중에서도 집착執着을 끊으라는 금강경金剛經의 설법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석가모니는 깨우치지 못하면 미망迷妄에 사로잡혀 억겁億劫의 윤회를 계속한다고 말한다. 미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相을 버려야 하며 상을 지우기 위해 집착을 끊으라는 것이 금강경의 요체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에서 말하는 매트릭스는 상이라고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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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199년 경.
인공지능이 탄생하여 인간과 기계의 전쟁이 일어나 태양빛이 사라질 만큼 폐허가 되어버린 지구.
태양열을 에너지로 삼았던 기계들은 생존을 위해 인간의 몸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게 된다. 말하자면 육신에서 발생되는 전원을 이용하기 위해 인간을 사육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계들에 의해 사육되는 인간들이 육신은 공장(?)에 있고 정신만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매트릭스라는 가상공간에 접속시켜 그곳에서 전송하는 신호가 진실인줄로 착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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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작동을 연상하게 해주는 방대한 양의 부호가 끊임없이 흐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실재한다고 느끼는 생물체, 태양, 땅과 하늘을 비롯하여 심지어 건물까지도 실은 프로그램의 부호에 불과함을 상징적으로 예시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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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회사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면서 한편으로는 해커로 활동하는 네오는모피어스의 지시를 받은 트리니티를 만난다. 이 과정에서 전화선을 통해서 매트릭스에 드나드는 원리를 보여주는가 하면 등장인물들의 현란한 액션을 보여준다.
이들이 펼치는 액션은 그야말로 판타스틱하다. 매트릭스가 가상현실이라는 암시다.
트리니티를 추적하던 경관들이 고층건물 옥상에서 몇 십 메타나 떨어진 이웃 건물 옥상으로 점프하는 모습을 보고 저건 불가능해. 라고 중얼거리는 장면, 요원들이 네오를 체포하러 왔을 때 현장에 없었던 모피어스가 현장상황을 훤히 꿰고 있는 장면, 스미스 요원에게 잡혔을 때 비협조적인 네오의 입이 없어지는 장면 등등. 판타지와 S․F를 복합시켜 환상의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리얼리티reality를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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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했듯이 이 영화의 모든 대사는 귀를 열어놓고 잘 들어야 한다. 대사마다 쓸데없는 말이 거의 없다고 느껴질 만큼 깊이 있는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사건을 겪으며 어렵게 네오를 만난 모피어스의 대사가 특히 그렇다.
“네가 여기 온 이유를 말해주지. 뭔가 알기 때문에 온 거야. 그게 뭔지 설명할 수 없어. 그냥 스스로 느껴지는 거니까.”
“매트릭스는 진실을 보지 못하도록 눈을 가린 세계야. 너는 감옥에서 태어난 노예지. 네 마음의 감옥.”
선사禪師들은 세상이 허상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나라고 생각하는 존재조차 상相에 의해 있다고 느끼는 착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매트릭스는 우리가 스스로 만든 벽. 일종의 에고ego다. 그 에고(相)가 바로 감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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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어스는 네오에게 파란색 약과 빨간색 약 중에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구한다. 파란색 약을 먹으면 매트릭스로 돌아가는 것이고 빨간색 약을 먹으면 깨우침의 수행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이 장면에서 의미하는 바는 매우 오묘하다. 어떤 삶을 살던 그 인생은 바로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일까.
예수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시간이 필요했었다. 세상을 모두 주겠다는 사탄의 숱한 유혹을 물리치고 하느님의 아들로서 진실의 길로 들어서는 선택 말이다. 석가모니 역시 왕자의 신분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깨달음의 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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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약을 선택한 네오는 매트릭스에 적응하는 훈련에 돌입한다.
프로그램에 처음 들어갔을 때 디지털화된 자기이미지에 당혹스러워 하는 네오. 아직은 가상공간을 쉽게 분별하지 못하고 시도하는 일마다 실패하는 장면에서 문득 알아차려지는 것이 있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상相으로 사물을 보고 느끼는 중생衆生의 어리석은 모습 말이다.
왜 건너 건물로 점프하는데 실패했는가. 그 건물들이 실재한다고 믿기에 건너뛸 수 없다는 두려움이 생긴다. 그 두려움이 실패의 원인이라는 논리다.
“진짜가 뭔데? 촉각이나 후각, 시각을 뜻하는 거라면 진짜란 두뇌가 해석하는 전자신호에 불과한 거지.”
과연 인간이 지닌 오감五感이란 무엇일까.
모피어스는 전자신호로 해석해버린다.
우주에는 질서가 있다. 그 누구라도 태양, 산소, 물 등등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으며 중력重力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리적인 질서 역시 통제라는 얘기다.
모피어스의 말을 이렇게 바꿔 이해하면 어떨까.
“에고를 버리지 않는 한 자유를 얻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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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그’가 재림하여 매트릭스를 괴멸시키고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모피어스는 고집스럽게 네오를 그라고 믿는다. 그냥 믿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확신이다.
그의 재림, 예수 재림설과 닮았다. 그래서일까. 네오가 매트릭스에 적응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깨우침을 얻기 위해 고행하는 수사修士와 선승禪僧이 연상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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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에서 두 사람이 대련하면서 하는 말이 그렇다.
“내가 어떻게 이겼지? 내가 빠르거나 힘이 강한 것이 내 근육 탓일까? 여기서?(프로그램 안에서?)”
“네가 공기를 마신다고 생각해? 생각하지 말고 느끼도록 해. 모든 걸 버려. 마음을 열어.”
버리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는 가르침은 성서나 불경이나 마찬가지다. 마가복음 8장 34절에도 나와 있는 얘기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신의 십자가를 매고 따라라.’
율법에 묶여 진실을 잃어버린 랍비들을 질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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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신분을 헌신짝처럼 차버린 부처 또한 다를 것이 없다.
‘강을 건너게 해준 뗏목이 소중하다고 강을 건너고도 뗏목을 지고 가는 우를 범치 말라.’
붓다가 금강경에서 해준 말이다.
깨달음으로 안내해 준 불경이 소중하기로 깨우친 이후까지 불경에 묶이지 말라는 뜻일 게다. 명예나 재산 따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와 부처가 그렇게 말했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는 판단, 바로 에고를 버리라는 것이다. 나를 버리면 모든 것을 버린 것이기에. 모든 것을 버리면 닫을 것이 없어져서 열림 그 자체가 되기에. 모피어스의 힘이 강한 것은‘상’을 버렸기에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매트릭스에서 죽으면 실재로도 죽는 거지. 마음이 죽으면 몸도 죽는 거니까.”
“매트릭스는 시스템이야. 사업가, 변호사……, 그 모든 것들이 시스템인 것이지.”
“요원은 지각 있는 프로그램이야. 누구나 요원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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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 내가 느끼는 모든 감각, 나로부터 올라오는 모든 감정들이 신호에 불과한 허상이요, 조작된 것. 그러나 그 허상이라도 믿는 마음이 진실처럼 굳혀주는 것. 그래서 매트릭스에서 죽으면 실재로도 죽는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대사들은 매트릭스라는 프로그램을 이처럼 표현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역시 매트릭스처럼 조작된 세계라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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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허상의 세계, 즉 매트릭스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자들이 있게 마련이다. 레이건이 동료들을 스미스 요원에게 팔아넘길 때, 음식을 먹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알아요. 이게 진짜가 아니라는 걸. 입에 넣으면 매트릭스가 맛있다는 신호를 보내주죠. 9년 만에 깨달은 건데, 모르는 게 약이다……. 나는 아무 것도 기억하고 싶지 않소. 다시 발전소로 데려다 주고 매트릭스에 꽂아주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주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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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대부분은 어쩌면 레이건의 삶을 선택하고 있는지 모른다.
세상사 모든 일들이 허상이라 인지하면서도 희로애락에 몰두하는 자들이 바로 우리다. 레이건의 선택을 선禪의 개념으로 본다면 참나[眞我]를 찾기 위한 고행보다 노예라도 좋으니 허상의 즐거움을, 성서의 개념으로는 갈라디아 5장에서 말하는 영의 열매를 포기하고 육의 열매를 선택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영의 열매와 육의 열매란 구원받는 길과 죽는 길, 선사禪師들의 말을 빌자면 깨달음의 길과 중생으로 사는 길을 말하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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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피어스는 네오를 오라클에게 데려간다.
오라클의 집에는‘그’일지도 모를 많은 후보자들이 수련하고 있다. 염력만으로 주사위를 공중에 떠 올리던가 숟가락을 휘어지게 하는 등.
“휘어지게 하겠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진실만을 의식하세요. 숟가락이 없다는 진실. 숟가락이 아닌 나 자신이 휘어지는 거예요.”
어린 후보자가 네오에게 숟가락을 휘어지게 해보라고 권하면서 하는 말이다. 이 영화가 지닌 메시지의 기조가 어디에 있는지 부각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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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의 모습은 다소 이외였다. 선지자先知者니까 은색 백발에 긴 수염 흩날리는 멋진 노인을 연상했더니 빵 굽는 그저 평범한 중년 여인이다. 이 장면에서 오라클이 네오에게 하는 말 또한 의미심장하다.
“그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지. 그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고 오직 자신만 아는 거야. 온 몸으로 아는 거지.”
“넌 재능이 있어. 하지만 뭔가를 기다리고 있어. 다음 인생? 뭘 기다리는지 누가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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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라클의 기다린다는 말에서 충격적인 의미를 알아차린다.
기대하는 바가 있기에 기다리는 것. 그가 되고자 하는 기대가 있는 한 그가 될 수 없다는 얘기다. 깨우치고자 하는 기대(욕망)가 있는 한 그 기대가 에고가 되어 깨우칠 수 없다는 의미일까? 누구도 그를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은 누구도 그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닐까. 심지어 자신이 무엇인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존재가 우리 중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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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선택을 해야 해. 모피어스의 목숨과 네 목숨 중에서 말이야. 둘 중 하나는 죽는다. 그건 네 손에 달렸어.”
여기에서도 선택의 순간이 온다고 말한다. 어쩌면 깨우치기 위해 불가피하게 올수밖에 없는 최후의 선택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피어스가 스미스에게 잡혀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네오가 자신의 희생을 선택한 것이 그걸 의미한다.
“나를 그로 착각했기에 모피어스가 희생된 거야. 나 자신이 그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모피어스를 희생시킬 수 없어.”
자신이 그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버리는 순간이다. 자신을 버림으로써 자연스럽게 사랑이 선택된 것. 목적이 있으면 계산일 뿐 이미 사랑이 아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말했고 부처 또한 사랑을 자비慈悲로 설파했다.
그런 네오는 정작 스미스의 총탄에 목숨을 잃고서야 대각大覺을 이룬다. 자신이 그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버리고서야 비로소 열린 네오. 그 깨우침에는 자신과 트리니티, 모피어스, 그리고 수많은 동료들의 사랑과 희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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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있는 걸 안다. 너희를 느낄 수 있다. 너희는 우리를 두려워한다. 변화가 두려운 거야. 난 미래를 모른다. 이것이 어떻게 끝날지 말하려는 게 아니다. 어떻게 시작할지를 말하려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네오가 중얼거린 독백이다.
대각을 얻고도 미래를 모를 만큼 우리들의 인생에 해답이란 없다는 것일까. 에고로 나타난 세계에서의 삶이란 과연 무엇을 어떻게 선택하며 경험하느냐만 있을 뿐. 허상을 진실로 알고 울고 불며 사느냐,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며 자유롭게 사느냐,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수련하느냐, 변화가 두려워 매트릭스에 안주하느냐, 이 또 한, 자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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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감동하면서도 논리적 완성도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 것은 나의 욕심 때문일 거다.
역시 구도소재求道素材의 작품은 깨우치기까지의 과정을 이야기할 뿐, 깨우친 세계를 말하는 것이 아님을 상기하게 된다. 극劇적 차원에서 본다면 탄탄한 구성을 바탕으로 철학적 메시지와 내용, 함축성 있는 대사와 화려한 액션을 조화시킴으로써 리얼리티를 확보하였기에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매력에 심취되어 연이어 제작된 2편과 3편도 서둘러 감상했었다.
그러나 이게 뭐야? 가 후속편들에 대한 나의 느낌이다. 마치 다른 사람들이 전작을 흉내 낸 것에 불과하다고 느껴질 만큼 논리가 어설프고 황당하다. 오히려 첫 번째 작품의 심오한 철학을 저질 액션오락물로 전락시킨 우를 범하고 말았다는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전편의 흥행에 힘입어 후속편을 제작했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마디로 매트릭스는 첫 번째 작품으로 끝냈어야 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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