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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의 요설(饒舌)과 박지원의 안다리 걸기

작성자:

노변담화

조회: 4034 등록일: 2017-07-06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란 우리 속담은 섣불리 남을 해치려다 도리어 큰 화를 입는 것을 일컫는다. 최근 민주당 대표 추미애의 가시 돋친 발언이 정치권을 꽤 어지럽히고 있다. 그놈의 존재감이 무엇인지, 가만히 있자니 밥값 못한다는 당내 남정네들의 비아냥거림이 몹시 거슬렸는지 연일 국민의 당을 향해 독설을 퍼붓고 있다. 야당 시절 아웃사이더 정치인들이 설쳐 막말로 애를 먹은 정당이 바로 민주당인데 또 걔 버릇이 도지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젠 당 대표가 저격수를 자처하며 총을 마구 쏴 댄다. 어렵사리 당 대표를 꿰 찼으면 수신제가 하고 대표에 걸 맞는 품위를 유지하는 것부터 배워야 할 것이지만 추 대표는 도대체 입을 가만 두지 않는다. 일주 일 채 넘기기 전 뭔가 하나씩 터뜨려 주위를 화들짝 놀라게 하는 묘기를 보는 듯하여 신기롭기까지 하다.   문제는 짝패 정당인 국민의 당을 괴롭힌다는 점이다. 대통령 아들의 의혹 조작에 안철수, 박지원이 모를 리 없다며 맹공을 퍼부으니 안철수는 워낙 결기 없는 인물이어서 그렇지만 박지원이 가만있을 위인이 아니지. 박지원이 추 대표를 향해‘내가 조작음모에 가담했다면 추미애 대표에게 내 목을 내놓을 테니 그렇지 않을 경우 추 대표는 뭘 내놓을 건가’라고 맞받아 쳤다.   글세... 추 대표에게 뭘 내놓을 거냐고 물으면 어떡하나. 여자가 내 놓을 게 뭣이 있다고. 하~하. 박지원 전 대표는 툭하면 할복하겠다고 하고, 목까지 내 놓을지 몰라도 추 미애가 놓을 여인으로 봤다면 큰 착각이다. 추 대표는 머리 자르는 것 구경하는 사람이어서 한 때 같은 당원이었다고 순진하게 봤다면 큰 코 다친다.   옛 선조들도 질펀하게 싸움하더라도 신체적 혐오감을 유발시켜 상대를 모욕 주는 일은 피했다. 그게 정치와 조폭세계의 차이다. 툭하면 할복하겠다. 목을 내 놓겠다. 머리 자르고 등의 표현으로 등으로 끝판까지 정치를 더럽히고 있는 두 정당에 국민들의 시선은 아주 따갑다. 시쳇말로 싸움도 우아하고 격조 있게 해야 구경하는 국민도 지겹지 않는 법이다.   특히 추미애는 여성 대표다. 국민의 당을 향해 꼬리자르기를 넘어 노골적으로‘머리 자르기’한다고 했을 때 당장은 희열을 느낄지 모르겠으나 국민의 당이 참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너무 멍청하다. 아니나 다를까, 김동철 대표는 추 대표의 말꼬투리를 잡고 총리 만찬회 불참을 물론 이 시간 이 후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 하겠다고 대 폭발했다.   꼬리자르기는 깃털 뽑는 정도의 애교로 봐 줄 수 있으나 머리 자르기는 참을 수 없는 망언으로 상대 진영에 참수(斬首)의 의미로 읽힐 수도 있어 추 대표가 얼마나 가볍고 처신이 부적절했는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당에서 감히 어디 데고‘머리 자르다’라니! 분(忿)을 삭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o:p style="font-size: 14px;"></o:p> 도대체 사극(史劇) 정치 시대도 아니고 웃어야 할지, 가슴을 쳐야 할지, 돌아가는 판세가 참으로 기 막힌다. 목에 내 놓겠다고 하고, 상대는 머리 자르기로 꼼수 부리지 말라고 하니 꼭 무협지 한 편을 감상하는 것 같지 않는가. 아마도 추 대표는 날 밤 세워 연구 끝에 신조어(新造語)‘머리 자르기’를 떠 올려 회심의 일격으로 생각했지만 국민의 당 대표가 저항하는 건 생존권 차원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양반들에게 물어보자. 대통령의 아들 문용준이 취업 특혜가 없었다는 거냐, 아니면 취업 특혜 의혹 중에 가짜 인터뷰한 내용이 조작이라는 건가. 사건의 핵심이 오도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언론이 마치 문용준의 취업 특혜 전부가 조작으로 비치는 것처럼 보도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인터뷰 조작 사건과 취업 특혜 의혹에 관한 전반에 관한 수사는 별 개의 것이다. 그래서 국민의 당은 조작 사건과 함께 특혜 사건 전반에 걸쳐 국정조사, 특검 등으로 조사하자고 했던 기조를 유지하여 별 개로 접근하는 게 옳은 수순이다. 만약 조작 사건에 윗선이 연루됐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자는 법적 조치는 물론 정계를 은퇴 하는 게 백번 맞다.   그리고 추 대표 역시 그런 자질과 심성으로 여권의 대표직을 수행하는 건 한계가 있다. 대표직을 사퇴하고 문재인 정부에 더 이상 부담주지 않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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