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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적인 한국의 지역주의, 여전한가.

작성자:

탈존

조회: 2796 등록일: 2016-12-28

새누리당에 소속된 의원 중에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자들이 얼마나 될까? 내가 보기에는 제로 퍼센트다.
새누리당의 충청 지역구 국회의원 일부가 최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새누리당으로 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탈당해 어디든 따라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기사를 읽고 이 기사가 사실 그대로 보도한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새누리당 소속의 재선 경대수(충북 증평·진천·음성) 의원이 28일 오전 TV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뉴욕에서 반 전 총장을 만나 ‘총장님이 정하시는 길로, 공산당(입당)만 아니면 따라 가겠다’고 했다”면서, “반 전 총장이 웃으면서 ‘고맙다, 감사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으니 사실이긴 한가보다.
경 의원은 “반 전 총장에게 ‘총장님 지지층의 65%가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보수 세력이다. 보수세력을 껴안아야 한다’고 하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저희도 반 전 총장의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정권의 향배에 따라 충청권 의원들 역시 새누리당을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개진한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의 귀국 후 거취에 따라 새누리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이 동반 탈당할 경우, 현재 대구·경북 지역과 충청권 지역구 의원들이 주로 남아있는 새누리당 소속 충청권 의원은 지역구 14명과 비례대표 2명 등 16명 등으로 알고 있는데, 이리될 경우 새누리당과 반기문 신당은 철저하게 지역당이 된다는데 있다.
결국 한국의 모든 정당들이 지역당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것. 반총장을 만난 자들이 충청권에 지역기반을 둔 의원들이니만큼 정권재창출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이는 새누리당을 떠나 자신들이 주도하는 충청도당을 만들자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정치를 한다는 자들이 이념과 신념, 국가관 등등, 나라와 국민을 중심으로 당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당이 내게 유리한지를 보아 이합집산 하는 정치모리배들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주는 국민은 또 무엇인지 그야말로 이중삼중으로 헛갈리는 판국이다.
나는 이처럼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드러날 때마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자 지역감정을 불러온 김대중과 김영삼을 성토하고 싶어진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가 처음부터 이처럼 지역감정에 모든 것을 내맡겼던 사람들은 아니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대중과 대립하여 대통령선거에 나섰을 때, 오히려 호남지역에서 박정희 대통령에게 표가 더 나왔을 만큼 지역보다 사람을 보고 투표할 줄 아는 국민이었었다. 물론 그 당시 영남지역에서 김대중 지지표가 많이 나왔었고.
박정희 대통령을 영남 대통령으로 비하시키며 호남 괄시론으로 호남인들이 단결(?)시킨 자가 누구인가.
웃기는 건 호남괄시론이 먹혀들었다는 점이다.
‘영남에는 공장과 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호남에는 아무 것도 없다. 우리 호남에서도 대통령을 배출해야한다.’
나에겐 군대, 직장에서 인연을 맺은 호남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정치모리배들의 이런 논리를 들어 같은 말을 하는 그런 호남지역 친구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을 했었다.
‘호남은 예로부터 곡창지대였고 아직은 해상운송수단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이 시대에 서해안은 수심이 얕고 간만의 차가 심하여 대규모 항구를 만들기 어렵기에 농토가 거의 없는 산악지대면서도 수심이 깊어 항구건설에 용이한 동쪽지역을 산업화기지로 삼은 것은 내가 대통령이라도 그리했을 것이다.’
‘당시 우리나라의 식량부족현상은 심각했었다. 어떻게 해서든 보릿고개를 물리치고자 생산량이 많은 통일벼를 개발했고 경운기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농로를 보수했으며 토지개혁을 통해 농민들이 땅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 등, 농민들을 위한 모든 정책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농토가 비교적 많은 호남을 위한 혜택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눈에 띄는 변화가 영남으로 치우쳤다고 생각했는지 호남인들이 김대중 중심으로 뭉치기 시작하더니 모든 정치적 대결이 지역주민들 간의 감정으로까지 커지고 말았다.
이건 김대중 만의 죄가 아니다. 김대중에게 이기려는 김영삼 역시 영남을 이용하여 지역감정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우리가 이리도 지역감정에 휩쓸려 광주사태를 일으킬 만큼 개판이 되었는가. 김종필까지 가세하여 충청당을 만들더니 지금에 이르러 반기문을 이용하여 충청당을 만들려는가.
함경북도 회령을 기반으로 스스로는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났고 강원 춘천에서 자란 나 같은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역감정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황해도 출신 초대 대통령을 뽑았던 우리가 어쩌다가 이 모양이 되고 말았는가.
새누리당 해체위기(?)에 신바람이 난 조선닷컴의 논조가 어이없어 실소를 터뜨리면서도 이 나라에 지역당이 아닌, 진정,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정당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반기문 씨도 대통령에 출마하든 말든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김종필처럼 지역당이나마 만들어 국내 입지를 다질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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