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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다섯가지-로」

작성자:

오대산

조회: 3721 등록일: 2016-12-27

정치에 둔감한 사람도 감(感)이라는 것이 있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에도 두려워 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두려워 해야 할 때 두려워 하지 않은 것은 더 어리석은 일이다. “천하 사람들이 쫓아가는 것은 오로지 세(勢)요, 서로 다투어 얻으려는 것은 명(名)과 리(利)뿐이다” 연암(燕巖) 박지원의 말이다. 세계화의 기치를 올린 선각자도 정치의 속성을 비켜갈수 없는 정치.. 
   
안주삼아 오늘 죽마고우와 한 잔 했다. 공정하지 못한 세상에 대한 울분으로 생각을 같이 했던 친구였다. 하지만 평소 필자의 정치 성향을 알고 있던 친구는 비록 취중이라 해도 가급적 정치적인 언행을 삼가하며 조심했다. 그랬던 그 친구가 오늘 뜬금없이 “보수의 가치는 뭐냐?”고 묻길래 갑작스런 질문에 좀 당황했다. 귀가 길 내내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었던 그 질문. 
   
보수의 가치는 무엇일까? 사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의 질문은 이성적 존재로서 인간이 자신의 삶의 방향과 의미를 찾기 위하여 던지지 않을 수 없는, 가치 판단에 대한 기준이 무엇인가 자문하는 질문이다. 그렇다면 보수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치나 조건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책장의 책갈피 속「다섯가지-로」원리를 보수의 가치에 대입시켜 봤다.
   
첫째,「스스로」- 자조(自助)의 원리이다. 스스로 돕는 정신, 자립정신이다. 세상에 믿을 것은 자기 자신 밖에 없다. 나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양심을 믿고, 나의 재능을 믿고, 나의 노력을 믿고, 나의 피땀을 믿고 살아 가는 것이다. 자조인(自助人) 신조는 노력이요, 강령은 자신(自信)이요, 지표는 자주(自主), 자존(自尊)이다. 보수는 스스로 돕는 정신이다.
   
둘째,「서로」- 협동(協同)의 원리이다. 서로 도울 줄 알아야 한다. 자조의 철학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호조(互助)의 철학이다. 서로 돕고, 믿고 협동할 때 번영과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협동과 호조의 정신이 강한 국민은 잘 살고, 협동과 호조의 정신이 약한 국민은 못 산다. 이것이 역사의 진리요, 교훈이다. 보수도 서로 돕는 호조(互助)의 철학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셋째,「하나로」- 통일(統一)의 원리이다. 분산은 약화의 길이요, 통일은 강화의 길이다. 세상에 집중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적우침주(積羽沈舟)라는 말이 있다. 적은 것이 수 없이 한 곳에 쌓여서 큰 일을 성취시킨다. 대업(大業)을 성취시키는 원리는 한 곳에 계속적으로 집중하는 데 있다. 보수도 하나로 단결될 때, 한 마음으로 뭉칠 때 큰 힘을 내어 큰 일을 할 수 있다.
   
넷째,「새로」- 창조(創造)의 원리이다. 새로운 것을 부단히 추구하는 창조의 정신이 있어야 한다. 나날이 새로워져야 한다. 나날이 새롭다는 것은 부단히 전진하는 것이요, 쉴새없이 향상하는 것이다. 일신(日新) 우일신(又日新), 어제보다 오늘이 새롭고, 오늘보다 내일이 새로워야 한다. 보수의 마음이 새롭고, 행동이 새롭고, 인격이 새롭고, 사상, 마음이 새로워야 한다. 
   
다섯째,「바로」- 공정(公正)의 원리이다. 바로 사는 것, 바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하게 살고, 옳게 행동하고, 공정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 세상에「바로」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모든 병은 정도(正道)를 밟지 않는 데서 생긴다. 마음의 병, 생활의 병, 사회의 병, 도덕의 병, 여기서 파생되고 있는 나라의 병까지 모두 정도로 돌아가면 병은 치유된다.
   
만물귀정(萬物歸正), 정치도, 사회도, 사람의 마음도 바른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보수도 귀정(歸正)해야 한다. 절박함이 없는 보수, 이런저런 부정부패 이미지에서 짐작할 수 있듯 약점이 많은 보수, 역설적으로 작금의 혼돈 상황이 전환점의 적기(適期)라고 본다. 반드시「다섯가지-로」원리가 아니라도 결론은 마찬가지어야 한다. 보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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