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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칠월은 까마중 익어가는 시절

작성자:

진실과 영혼

조회: 9262 등록일: 2015-07-12

내 고장 칠월은까마중이 익어가는 시절<img width="759" height="479" class="txc-image" id="tx_entry_60277_" style="width: 342px; height: 227px; clear: both; margin-right: 8px; float: left;" src="http://cfile208.uf.daum.net/image/221B7B3C55A1C201334077" border="0" vspace="1" hspace="1" data-filename="까마중.PNG" actualwidth="759" exif="{}">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 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까마중을 따먹으면     손은 흠뿍 적셔도 좋으련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나는 7월이면 젊은 날 육사의 청포도를 까마중으로 빠꿔 노래하곤 했다. 청포도가 없던 나의 고향.....젊은 날 중-고교 시절에 육사의 이 시를 읽으면서...청포도를 까마중으로 바꿔서 읊으면 애틋하게 고향이 그려지고 검정 고무줄을 넣은 짧은 까만빤스(사리마다) 하나 걸치고 벌거숭이로 산야를 뛰놀던 추억과 함께 개구장이 친구들도 떠오르곤 했는데..., 망칠십 지금도 애련한 얘기들이 코끝을 찡하게 만들면서 잠을 설치게도 한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7월 이맘 때면 청포도를 까마중으로 바꿔서 이 시를 노래하곤 한다. 꼭 이맘 때면, 뒤뜰 담장 밑이나 터밭 모퉁이 동네 가까운 여기 저기 언저리에 고추꽃 같은 꽃을 피우며, 작은 토마토 같은 까마중을 맺는 하나의 무성한 잡초인데도.....나의 어린 날 7월의 추억이 되어 이맘 때 까마중을  볼 때마다 나의 어린 날을 그려보곤 한다. 까만 빤스 하나만 걸친 동네 또래들이 우르르 학골 골짜기 둠벙으로 몰려가 물장구치고 자맥질하다 맑고 차디차던 저수지 계곡 물이 온통 흙탕물이되면,  입술이 파랗게 되어 지치고....그 맘 때면 우린 늘 그늘에 앉아 풀싸움을 해서 손톱으로 마빡튕기기를 하고 챔피언도 정한다. 풀싸움은 아직 어린 잔디를 뽑아 손톱으로 훓어 내리면 물이 나오고....각자의 초액을 맞대서 당겨 뺏으면 이기고, 지면 마빡퉁김을 당한다. 다음엔 초액을 짜낸 잔디 줄기를 서로 감아 잡아 당겨서...끊기는 사람은 또 마빡튕김을 당한다. ㅎㅎㅎㅎ  그러다가 풀싸움도 싫증이 나면....아카시아 그늘에 앉아 아카시아 잎을 줄기채 따내서 또 마빡 맞기를 했는데..."말똥 딸똥!"......한 잎 떼내고..."말똥딸똥!" ... 또 한 잎 다음 잎부터 위로 올라 갔다가 꼭대기 잎을 지나면 다시 되돌아 내려오고....꼭대기 잎이 어쩔 수 없이 떼어질 때까지 계속한다.  밑에 좌나 우 잎사귀부터 세어 딸똥의 "똥!"에서 한 잎을 떼내야 하고.....제일 꼭대기 잎사귀를 따내게 되면 이기거나 지는 걸 정해서 번갈아 게임을 한다. 마빡이 벌겋게 될 때까지.... 그러다 오후 2~3시 헤엄치기와 풀싸움 후 출출해지면 우린 까맣게 익은 까마중을 찾아 밭둑이나 논배미 모둥이를 한 참 돌아 다녔다. 까만 까마중은 익은 토마토처럼 달착지근하고 우리 또래들이 즐겨 찾아 따먹던 열매이기도 하다. 7월부터 줄기차게 늧가을 첫서리가 올 때까지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알알이알알이 까맣게 줄기차게 익는다. 익은 까마중 열매는 간식으로 즐기고, 익지 않은 탱탱한 열매는 몇개씩 따서 또 까마중 불기를 하면서 놀았다.  밀짚의 대롱(straw)를 잘라 끝은 4-5가닥으로 3-5mm 정도 갈라 펼치면....Y자형의 대롱이 되고 덜 익은 까마중을 불어 올리는 빨대가 아닌 불대가 된다. Y자 중앙에 까마중 덜 익어 파란 알맹이를 놓고, 조심스레 불면 까마중 알맹이는 공중으로 뜬다. 조심조심 조금씩 높이 불어 띄우면 점점 높이 불어 올릴 수 있다. 요것도 여름날 까만빤스 - 사리마다만 걸친 시골 개구장이들을 흥분시키는 게임이 된다. 누가 더 높이 불어 올리나? 누가 누가 젤 높이 파란 까마중을 높이 불어 올리나? 어느 높이(10~15cm?)까지는 어김 없이 까마중은 밀대의 Y형으로 벌린 중앙 애초의 자리로 되돌아 온다. 까마중을 더 높이 불어 올릴수록 Y중앙에 떨어지지 않고 흘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래서 한 사람씩 최선을 다해 높이 불어 올린 후 안전하게 받아내는 게임인데...아무리 높이 불어 올려도 Y형 밀짚대로 받아내지 못하면 실격이 된다.  왜 까마중 파란 알맹이가 높이 불어 올려졌다가 떠난 자리로 돌아오는지 그 과학적인 설명은.....지금도 모르지만....정말 신나고 스릴 넘치는 어린날의 게임이었다. 지금도 이맘 때 7월이면 내고장 까마중이 익어 갈 거고, 그 어린 날의 추억도 알알이 들어와 박혀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있겠지?  내 고장 칠월은 까마중이 익어 가는 계절 ... 어린 날 추억들이 몰려와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옛날 옛 얘기들이 알알이 들어와 박혀....  달챙이로 껍질을 벗겨 소금 물에 삶아 먹던 보리감자와 함께 나의 여름밤잠을 설치게 한다.    *** P.S.  7월 11일 친구들과 청계산 등산 중에 우연히.... 까마중을 발견하고 떠올린 나의 까만빤스 어린 날의 추억이다.

댓글 : 3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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