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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6)

작성자:

최성령

조회: 7781 등록일: 2014-12-23

어머니는 매우 고달펐다.
肉身이나 마음이나 그랬다.

 
우리 아버지는 宗家집 長孫이며 長子이다.
장손의 의미는 치르는 일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제사가 일 년에 열 세번이다.
이 월에만 다섯 번이다.
며느리는 시부모를 모셔야 하고 
시동생과 시누이를 건사해야 한다.

 
이것은 부끄럽지만 
어머니를 설명하려면 公開가 불가피하다.
할아버지가 小室 그러니까 妾室을 들였다.
正室 소생은 오 남매이고
그쪽 所生이 무려 칠 남매이다.
할아버지는 그쪽만 건사하고
正室 소생들은 거의 방치했다.
그 몫이 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돌아갔다.

 
어디 그뿐인가?
할아버지는 養子로 입적을 했다.
그 양시조부모의 扶養과 제사를 어머니가 모셨다.
할아버지는 늙어 힘이 빠지자 다 그렇듯이
本家에 와서 末年을 보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각방을 쓰고
할아버지의 보살핌은 전부 어머니의 몫이 되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쪽 소생들 생활의 一部를 아버지가 책임을 졌다.

 
이정도만 설명해도 지금이라면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살 수 없는 處地다.
다 옛날이라 가능했던 傳說 같은 얘기다.
이 복잡하고 힘 든 사연에서 가장 疏外된 가족은
바로 우리 오 남매였다.

 
나는 국민학교를 다닐 때
가족이 아닌 공장 숙직실에서 종업원과 起居를 같이 했다.
식구는 많고 방은 부족해서다.
그곳은 자고 먹고 일하는 종업원의 寄宿舍이다.
그들은 일이 끝나면 하는 일이란 화투치는 것이다.
나는 그 구경을 하며 거기에서 소년기를 보냈다.

 
공부?
그것은 나와 相關이 없는 사치스러운 일이었다.
나는 책상, 학용품, 숙제가 없는 삼 無 학생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運이 좋았는지 우등상을 여러 번 탔다.
6학년 때 중학교 入試 대비 모의고사를 보았는데
기적 같이 내가 全校 1등을 했다.
그때 6학년은 60명씩 6반 360명이었다.

 
나는 이 기쁜 소식을 가지고 달음박질로 집에 왔다.
어머니는 종업원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의 앞치마를 잡고 그 소식을 알렸다.
칭찬이 폭포수와 같이 쏟아질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어머니의 대답은 이랬다.
"그랬니? 중학교에 가서도 1등 해라."
나는 엄청 섭섭했다.
"아이구, 장하다! 내 새끼"하며 
어머니는 나를 껴안고 
볼에다 입 맞추는 것을 생각했는데...

 
그렇게 어머니는 아들의 慶事도 챙길 틈이 없었다.
그렇게 어머니는 생활이라는 무게에 눌려 살았다.
그렇게 어머니는 辛酸의 삶을 살았다.

 
다시 정리하면 어머니의 삶은 이것이다.
양시조부모와 시부모를 모시고 시동생 시누이 건사하고,
할아버지 작은댁 소생들까지 직간접으로 扶養하고,
할아버지의 양부모 제사 모시고,
합쳐서 일 년 제사가 열 세번이었다.
십 남매 출산하여 오 남매 키우고,
아버지 공장일 돕고.

 
결론은 이것이다.

그 당시는 다 그렇게 살았을 것이다.
그것이 이 나라와 내 집안을 사는 여자의 삶이었다.

 
다만 정도의 差異가 있었을뿐.
 
 


*後記
 

어머니는 또 하나의 아픈 짐이 있었습니다.
外家쪽 외삼촌들입니다.
넷이나 되는 아들들이 제 어머니 한 분을 못 모셨습니다.
첫째 큰 외삼촌은 장애자여서 평생 외할머니의 짐이 됐고
어머니는 지근거리에서 그 짐 모두를 맡았습니다.
 
셋째 외삼촌들은 툭하면 어머니에게 손을 내 밀었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인감으로 대출사기를 벌여
우리집 장롱과 부엌살림에 빨간 딱지가 붙었습니다.
어머니는 물론 그것도 힘 들었겠지만 
아버지의 눈치가 더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머니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 超人이었습니다.
옛날의 어머니는 다 그랬을 것입니다.

 
내가 여자가 아닌 남자로 태어난 것은 幸運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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